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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실격' 배드민턴, 승부조작 예방주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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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왼쪽)과 하정은[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김민정(왼쪽)과 하정은[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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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스포츠계는 최근 몸살을 앓았다. 승부조작이다. 온갖 예방주사를 맞았지만 면역력은 여전히 약해 보인다. 충분히 예견된 몸살을 막지 못했다. 무대는 올림픽. 국제적 망신까지 샀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1일(한국시간) 청문회를 마련, 2012 런던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에서 고의로 경기를 내줬다는 혐의로 3개 나라, 8명의 선수를 실격 처리했다. 토마스 룬드 BWF 사무총장은 “‘고의 패배’ 사태에 연루된 여자복식 4개조 선수를 모두 실격 처분하기로 했다”며 “이들은 경기에서 반복적으로 서비스를 네트에 꽂거나 일부러 스매싱을 멀리 보내는 불성실한 경기를 펼쳤다”라고 설명했다.
실격 대상의 절반은 한국 선수들이다. A조의 정경은, 김하나 조(세계랭킹 8위)와 C조의 하정은, 김민정 조(3위) 등이 출전 자격을 잃었다. 중국의 왕샤올리, 위양 조(1위)와 인도네시아의 멜리아나 자우하리, 그레시아 폴리 조(12위) 등도 퇴출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한국에게는 당혹스런 조치일 수 있다. 발단은 왕샤올리-위양 조였다. 정경은, 김하나 조와의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부러 서비스 실수 등을 저지르며 0-2(14-21, 11-21)로 졌다. 자국 세계랭킹 2위 톈칭-자오윈레이 조를 준결승에서 피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경기에 나선 C조의 하정은, 김민정 조도 유리한 대진을 위해 자우하리, 폴리 조를 상대로 ‘져주기 경기’를 연출했다. 대표팀은 실격 처분에 “중국이 노골적으로 ‘져주기’ 플레이를 한 것에 대응해 항의한 것이 같은 져주기로 몰려 억울하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의견은 수렴되지 않았다. 중국 등이 “BWF의 결정을 존중한다”라는 입장을 밝혀 오히려 모양새만 망가졌다.

코트를 향해 비난이 쏟아진 건 당연지사. 관중들은 선수들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BBC는 “중국, 한국 선수들이 스포츠정신을 훼손시켰다”라며 비난했다. 로이터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부러 졌다. 부끄러움을 몰랐다”라고 했다. AFP는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참가 자격마저 박탈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무더기 실격에 대해 다수 배드민턴 관계자들은 예견된 사태라고 입을 모은다. BWF는 2008 베이징올림픽까지 토너먼트 방식을 고수하다 이번 대회부터 조별리그 방식을 채택했다. 메달 획득을 노리는 선수들이 애초 유리한 대진을 위해 모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지적이다.

한 배드민턴 관계자는 “BWF가 선수 구제 차원에 너무 신경을 기울이다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예견된 상황이었고 이를 현장에서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도자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말려야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기장에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발견했다면 더욱 그래야 했다”라며 한탄했다. ‘미스터 클린’으로 불리는 로게 위원장은 2009년 재취임 때부터 승부조작, 약물 복용, 부정부패의 근절을 강조해왔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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