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몬티 총리는 로마에서 열린 은행 컨퍼런스에 참석해 “현 정부가 이탈리아 경제를 개조하고, 유럽 부채 위기로부터 탈출을 위한 개혁에 나섬에 따라 국내외적으로 전쟁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평소에 온건한 발언을 하는 몬티 총리를 감안하면 상당히 강한 발언이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몬티 총리의 강성 발언 뒤에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의 정계 복귀 움직임과 관계가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몬티 총리는 이미 45억유로(6조3100억원)에 달하는 정부 지출 삭감안을 제안해둔 상태다. 이 안에는 공공복지 서비스 일부와 공공 일자리 축소가 포함되어 있다. 통상적으로 긴축정책을 추구할 경우 정권이 타격을 입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몬티의 개혁정책은 정권의 존립기반을 흔드는 셈이다.
하지만 몬티 총리의 입장은 결연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잔혹한 전쟁에 들어갔다”며 “이탈리아가 싸워야 하는 것은 이탈리아를 넘어 이탈리아가 채무를 다 갚을 수 있을지, 경제의 장기적인 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관한 편견”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관리들은 "현 정부가 엄격한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가계 경제는 튼튼하고, 은행들은 대규모 구제금융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서 해외에서 이탈리아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WSJ는 보도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탈리아가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달하는 1.9조유로의 부채를 갚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탈리아를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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