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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파괴·찬미의 화신'..'헤르난 바스' 아시아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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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청담동 PKM트리니티 갤러리에서 자신의 작품  'David & Goliath' 앞에서 그림을 설명하고 있는 헤르난 바스.

18일 청담동 PKM트리니티 갤러리에서 자신의 작품 'David & Goliath' 앞에서 그림을 설명하고 있는 헤르난 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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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은 화가 '헤르난 바스'(Hernan Bas 남 34)가 내한 전시를 갖는다. 아시아에서의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PKM 트리니티 갤러리에서 19일부터 내달 20일까지 열린다.

쿠바 혈통인 헤르난 바스는 마이애미 출신으로, 현재 디트로이트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그는 미술계 큰 손 루벨부부에게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았다. 루벨부부는 앤디 워홀, 제프 쿤스, 리처드 프린스 등 현대 미술의 대가들이 무명이었던 신인 시절 이들의 작품을 40여년 동안 꾸준히 사모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헤르난 바스는 지난 10년 화업의 짧은 기간에 현대 미술계의 핵심적 젊은 작가로 부상했다. 그는 뉴욕과 런던의 유수 미술관에서 전시를 이어갔다. 뉴욕의 브루클린 미술관과 리먼-머핀 갤러리, 런던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 파리 임마누엘 페로탕 갤러리 등 최고의 전시공간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현재 루벨 컬렉션, 뉴욕 현대미술관(MoMA), 휘트니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LA(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는 "전시만 하면 죄다 팔려나가는 인기작가 헤르난 바스의 작품을 구하기 힘들었다"면서 "3년 동안 기다려 최신작 그림 다섯 점을 겨우 받았다"고 말했다.

18일 직접 자신의 그림을 소개하는 헤르난 바스를 만나 그의 작품 세계를 들어봤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불신의 유예'(A brief suspension of disbelief)다. 헤르난 바스는 "영화나 소설을 보거나 읽을 때 사람들이 현실을 잊고 집중하는 그 순간, 현실이 아닌 가짜에 빠져드는 매력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최신작 회화 5점과 9년 전부터 전시를 갖지 않았던 사진과 비디오 등 영상작품 15점 등이다. 회화작품에는 어린 소년 캐릭터들이 모두 등장하며, 모네·드쿠닝 등 거장들의 화풍도 섞여 표현돼 있다.

회화 5점 중 1점은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빌럼 드 쿠닝(Willem de kooning 1904~1997년)의 뉴욕 이스트 햄튼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그려졌다. 제목은 'David & Goliath' 이다. 헤르난 바스는 "나 스스로가 드 쿠닝의 팬"이라면서 "드 쿠닝에 대한 질투심, 찬미, 파괴의 감정을 동시에 섞어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 그림에는 작가 자신을 상징하는 소년 캐릭터가 드 쿠닝의 작업실로 향하는 모습이 보인다. 독일 낭만주의 화가 프리드리히의 작품 중 안개 낀 바다의 풍광이 연출돼 있다. 오른편 위, 아래에는 모네의 인상주의 화풍이 배여있다.

작가는 "프리드리히의 명화처럼 거대한 자연속에서 골리앗에 대항하는 다윗의 모습과 파괴하려해도 쫓아갈수 없는 감정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인상파 화가 모네와 추상표현주의 드 쿠닝의 화법들을 차용해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The Horticulturalists Dream, 2012, 152.4×122cm

The Horticulturalists Dream, 2012, 152.4×12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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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최근 마지막으로 그린 작품은 'The Horticulturalists dream(원예업자의 꿈)'이다. 작가자신이 가장 맘에 들어하는 그림이다. 울창한 나무 숲속에 배를 타고 항해하는 한 사람이 보인다. 자연은 무척 추상적으로 그려졌다. 이 그림에도 프랑스 화가 장 뒤뷔페, 게르하르트 리히터, 잭스폴록 등 선배화가들의 화풍을 섞어 표현했다.

헤르난 바스는 "거장 미술가들의 화풍과 기법을 모방해 마치 '디제이가 음악을 믹싱하는 것'처럼 여러 선배들의 그림들을 차용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을 즐겨한다"고 말했다. 앞서 헤르난 바스는 지난 3월 뉴욕 리먼-머핀 갤러리에서 전시를 가진바 있다. 지난 전시가 악마를 주제로한 어두운 톤의 작품들이 많았다면 이번 전시는 밝으면서 추상성을 강조하는 그림을 위주로 했다.

요정의 무리들(A bunch of fairies)이란 사진작품 시리즈도 눈에 띄었다. 9년만에 내놓은 사진작품이다. 이미 커밍아웃한 게이 화가인 그는 자신이 성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정리한 상황들을 '성장'이라고 생각하며, 게이들을 비하할때 쓰는 'fairies'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었다.

PKM갤러리 관계자는 "이미 해외에서도 내한 전시일정을 알고, 전시를 갖기전에 문의해 오는 고객들도 있다"면서 "헤르난 바스는 유명 미술관 소장작품으로 각광받으면서 탄탄한 대로를 걷고 있는 작가"라고 덧붙였다.

Untitled 9, from the series 'A bunch of fairies'

Untitled 9, from the series 'A bunch of fai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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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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