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에 미친 '억만장자' 그 남자가 사는법

스탠포드대 컴퓨터 포럼 심포지엄에 참석한 제임스 클라크의 모습. 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블룸버그통신 제공)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최근 주식 투자로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제임스 클라크(68ㆍ사진)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인터넷 브라우저 넷스케이프 개발자이자 실리콘밸리의 신화적인 인물로 통했다.

클라크가 실리콘밸리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82년이다. 그해 미국 스탠퍼드 대학 졸업반 동기생 몇 명과 함께 벤처업체 '실리콘 그래픽스'를 설립한 것이다. 실리콘 그래픽스는 컴퓨터 그래픽 칩 개발업체로 컴퓨터 그래픽 역사를 새로 쓴 기업이다. 실리콘 그래픽스가 개발한 그래픽 툴 '워크스테이션'은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에서 제작하는 모든 전투기 디자인에 사용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할리우드의 3D 영화 제작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후 경영진과 불화로 실리콘 그래픽스를 떠난 클라크는 넷스케이프, 인터넷 비즈니스 컨설팅업체 마이CFO, 헬시온 등 잇따라 정보기술(IT) 벤처업체 설립에 나서 성공시켰다. 그가 1993년 마크 안드레센과 공동 설립한 넷스케이프의 넷스케이프는 인터넷 기업공개(IPO) 붐을 일으킬 정도로 혁신적이었지만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던 그에게 새로운 장난감이 생겼다. '하누만'과 '아테나'라는 이름의 호화 요트 2대가 생긴 것이다. 세계적 권위의 슈퍼요트 전문지 '보트 인터내셔널'의 팀 토머스 수석 편집인에 따르면 세계 최대 호화 요트 제조업체 로열 하위스만이 생산한 하누만의 값은 1800만달러(약 210억4000만원), 아테나는 9500만달러를 호가한다.

토머스 편집인은 "아테나를 건조한 네덜란드 소재 로열 하위스만은 고객 취향에 맞는 최고급 품질로 100% 주문 생산한다"며 "로열 하위스만이 만든 요트는 중고 시장에서도 높은 자산가치를 지닌다"고 평했다.

아테나의 경우 3년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2004년 탄생했다. 전장(全長)은 세계 최장으로 약 90m에 이른다. 초특급 '꿈의 요트'로 불리는 아테나에는 기포 마사지 기능을 갖춘 욕조, 도서관, 오락시설, 만찬장 등이 딸려 있다.

클라크는 애플ㆍ페이스북ㆍ트위터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여기서 나온 수익으로 그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억만장자 리스트에 2008년 그리고 올해도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가 추산한 그의 자산 규모는 10억달러에 이른다.

클라크는 포브스와 가진 회견에서 "새로 꾸린 가정과 안정을 위해 요트를 팔고 뉴욕에 정착하겠다"며 "2번의 세계 일주 기록과 28년의 일기로 요트와 맺은 인연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그가 두 척의 요트를 팔아 챙길 수 있는 돈은 적어도 1억달러에 이른다.

텍사스주 플레인뷰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뉴올리언스 대학 물리학과를 거쳐 유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74~1976년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 크루즈 캠퍼스에서 컴퓨터 공학과 부교수, 1979~1982년 스탠퍼드 대학 전자공학과 부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호주 출신 슈퍼모델인 크리스티 힌즈와 2009년 결혼해 8개월된 딸과 함께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힌즈는 그의 4번째 부인이다.

조유진 기자 t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