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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인사들, 전통문화, 순수예술, 관광까지 한류확산 비전 모색

최종수정 2012.04.04 06:53 기사입력 2012.04.0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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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한국 드라마, K-POP(한국대중가요)열풍에 이어 한국의 전통문화, 순수예술, 문화콘텐츠산업, 관광까지 한류 확산을 위한 비전과 방향을 두고, 문화계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방안을 모색했다.

3일 오전 11시 진눈깨비가 내리는 서울 성북동 삼청각 청천당에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속가능한 한류문화진흥을 위해 '한류문화진흥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원회)'를 발족하고, 1차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 앞서 최 장관은 총 19명 자문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이 선출됐다.

자문위원으로는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 강병호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장, 피터 바돌로뮤 영국 왕립아시아학회 이사, 김덕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조태권 광주요 회장, 서형원 컴퍼니 공명 대표, 김중섭 경희대 국제교육원장, 이상봉 패션 디자이너, 문광희 동의대 한패션 사업단장, 최준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양정웅 극단 여행자 대표, 윤호진 에이콤 인터네셔널 대표, 서병문 단국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이호승 CJ파워캐스트 대표이사, 이 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고정민 홍익대 경영대학원 교수, 배선영 한국수출입은행 감사 등이 참여한다.

최 장관은 이날 "중국에서 한국드라마가 인기를 구가하면서 지난 1999년 처음 '한류'란 말이 나오게 됐는데, 이어 K-POP이 지난해까지 열풍이었고 앞으로는 한국문학, 한식, 한복, 한국학, 관광, 전통음악, 디자인, 한옥 등 다양한 한국문화가 세계로 지속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최고의 전문가를 모이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동안 일본, 중동, 유럽, 중남미 등 두루 돌아봤는데, 한류는 지역마다 다르고, 아직은 마니아층에서 인기가 있다는 걸 느꼈다"면서 "지난 1월말 한류진흥단을 세웠는데, 앞으로 문화 분야 관련 민간에서 하는 일들을 돕고, 연계해주는 ‘복덕방’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위원들께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문위원들은 문화부 외 외교통상부 등 한류관련 유관 정부 부처 간 협력, 기존 해외 한국문화원 활용, 전통을 바탕으로 한 한류, 전통과 현대와의 결합, 타국 문화 존중 등을 강조했다.

다음은 주요 발언록

김성곤 위원장 = 한류의 확산시점에서 폭과 내용을 넓혀나가는 것은 시기적절하다고 본다. 프랑스의 경우, 최근 한국학 전공에 최고 수준의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고 들었고, 미국에서도 한국학 전공을 교포들 외에도 현지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것을 목격했다. 일본대중가요 확산인 J-P0P은 잠깐 떴다가 성공하지 못했다.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 등 문화교류 여건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한류문화진흥은 국가주도보다는 민간에서 마음껏 전문분야에서 창작, 실험해서 전 세계로 내보내는 게 중요하다. 즉 민간 기구를 지원해 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마침 문화부에서 이런 일을 해줘서 우리가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조태권 위원 = 사실 무엇보다 '문화란 무엇인가' 이것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문화는 그 나라 국격, 수준이다. 한류를 하기 위해서 우리정체성은 어떤 위치에 있는 것인가. 우리 의식주 생활문화는 어떤가. 현재 우리네 건물은 어느 수준에 도달했나. 사실 한류가 (제대로)되려면 시장이 있어야한다. 또한 한류를 하나의 종합문화로 인식하고 좀 더 큰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일본의 경우 오는 2020년도까지 전 세계 인구 중 일식인구를 20억명을 만들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4800억 달러 규모로 560조원에 달하는 것이다. 음식은 단순히 음식 자체를 말하는 게 아니다. 그 음식에 맞는 그릇과 음악, 건물이 모두 한 세트다. 문화는 따로 가지 않는다. 모든 게 조화를 이뤄서 가는 게 문화다. 정체성을 가지고 간다면 구심점 되고 전체를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강병호 위원 = 거대담론보다는 현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언급하겠다. 한류는 솔직히 문화부 혼자 만들어가기 힘이 든다. 다른 정부기관인 외교통상부나 지식경제부와도 연계해야한다. 문화분야에 대한 정부 부처 간 협조체계는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 때도 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한 가지 제안을 해보겠다. 해외주재원으로 외교관이 타국에 나갈 때는 일주일이라도 한류교육을 받고 나가도록 하는 건 어떤가. 또한 우리나라 외국인 유학생이 10만명 가까이 되는데, 예를 들어 영화배우 장근석의 팬클럽을 운영하는 중국인분들, 이런 친구들을 잘 활용하면 한류 전파에 도움이 될 것이다. 끝으로, 청년창작가들에 대한 4대보험 지급 등 생계가 어려운 젊은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책도 꼭 필요하다.

김덕수 위원 = 사물놀이 하는 김덕수다. K-POP을 넘어 한류 지속화를 이야기 한다면, 가장 한국적인 본질이 무엇인지 정리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장단과 일본, 중국은 무슨 차이가 있고, 왜 그런지, 철학적인 부분까지 논의도 돼야한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진동을 내는 '징'이 있다. 징 소리는 우리 고유의 울림이자 곡선이다. K-POP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두려움이 여기에 있다. 힙합, 랩, K-POP은 우리의 신명이 아니다. 우리네 전통 문화 속에 한류의 바탕을 둬야한다.

김병일 위원 = "한류 5년 못 간다"라면서 때때로 중국과 일본에서 반한감정을 드러내곤 한다. 그들이 왜 그렇게 이야기 하는지 지피지기하면, 한류는 더 오래갈 수 있다. 한류로 장사하려고 하는지, 문화향유가 목적인지. 후자라면 한국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이 보편성으로 다가갈 것이다. 특히 한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선진국의 리더들에게 한류의 훌륭한 점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반한, 혐한 감정은 타국의 극우파들의 정치적 공세일수도 있지만, 우리도 '유럽을 정복했다' 이런 표현들은 정말 기피해야할 것들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혐한감정으로 드러난다.

최준호 위원 = 프랑스 한국문화원장을 해본 경험이 있다. 앞서 이야기 한대로 상대 문화를 존중해 줘야 우리 문화도 인정받을 수 있다. 최근 K-POP열풍으로 한류가 반짝 나온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3년 전부터 프랑스에서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으로 한국음악 고정 청취자만 20만명을 만들어 놓았다. 문화예술관련 해외진출이나 국제교류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현재 해외에 한국문화원 20곳이 있다. 기존 사업들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연구가 필요하다. 파리에서 성공했다고 런던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현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선제돼야 한다. 문화원이 국가홍보나 외교가 우선돼 있는데, 우리문화를 주재국민들에게 경험할 수 있게 했는지는 회의적이다. 이런 문화원들이 나서서 우리문화를 현지에 매개해야한다. 또 현지전문가들에게 현장을 듣고, 정책 방향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상봉 위원 = 내가 생각하는 문화란 전통 현재 미래를 모두 미래지향적으로 가져가는가가 중요하다. 문화를 젊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현재 문화를 어떻게 끌어내느냐, 어떻게 젊은이들에게 알리고 공감하게 하고, 공유하는 것. 이런 연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참 위원 = K-POP 등 엔터테인먼트는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 나라 고급스런 문화효과는 못 낸다. 대중문화는 상업적 논리에 따라가는 것이라 자금과 마케팅에 얼마를 투자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이탈리아 같은 곳도 그들의 고급문화는 대중가요가 아니라 클래식 문화다. 한국적인 전통미에 바로 그 고급스러움이 있다.

문광희 위원 = 복식역사를 전공했다. 5년 전 지식경제부 지원 하에 한국전통이미지를 섬유제품에 반영하고, 이 사업으로 판로 개척해 해외수출까지 해오고 있다. 6년째 진행 중이다. 올해는 에너지 절약정책이 더 강화돼 여름이 되면 공무원이나 직장인들이 노타이 차림에 편안한 옷들을 입어야 하는데, 지경부 장관과 나흘 전 이야기를 나눈바 있다. 그때 기능적인 측면 외에도 정신적 가치를 넣어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통과 현대가 결합돼야 하고, 해외에서는 그 지역문화와 융합돼야 산업으로 수출로 이어져 한류의 이미지 제고가 이뤄지는 것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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