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코스닥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주도주가 없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이 삼성전자의 독주로 지수를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대부분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9일 종가기준 시가총액 10위권 기업 중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 안철수연구소 뿐이다.
감독당국의 단속으로 이벤트성 테마주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월까지만 해도 정치테마주들이 시세를 내며 시장에 활기를 준 측면이 있었지만 이들에 대한 단속으로 그나마 있던 활기가 사라진 것도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펀드환매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도 코스닥의 발목을 잡았다. 펀드환매로 인한 수급 악화는 유가증권과 코스닥 양쪽 모두에 해당되는 문제지만 유가증권쪽은 외국인 매수세가 펀드 환매분을 메우고 있어 코스닥쪽이 타격을 더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5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11조원을 순매수하며 이를 커버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 기관 순매도액은 3138억원이었지만 외국인의 순매수금액은 27억원에 불과해 완충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정치판의 '블루칩'인 안 원장의 전면 등장이 코스닥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는 바람으로만 코스닥을 견인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코스닥의 부진은 감독당국의 조사때문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데 따른 것이니 체질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2년 추정치 기준 코스피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39배, 코스닥지수는 11.25배다. 상대적으로 많이 빠진 것 같지만 코스닥은 여전히 실적대비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코스닥 디스카운트를 얘기하지만 수치에서 보듯 실적과 비교하면 저평가됐다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반드시 실적 개선이 가시화가 동반돼야 코스닥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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