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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요리책, 다문화가정 행복위한 첫걸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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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대우증권 사회봉사단 사무국장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한국에 시집 온 여성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게 음식입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데다 한국음식을 배우기는 커녕 먹어보지도 못했으니 시어머니에게 구박받기 십상이죠."

결혼으로 한국 이주민이 된 베트남, 중국, 몽골 등의 여성이 한국요리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그들의 모국어로 조리과정을 자세히 설명한 '따뜻한 요리책'을 만든 KDB 미래에셋증권 사회봉사단의 김성철 사무국장의 말이다.
김 국장은 "2009년 사회봉사단 발족 후 다문화가정과 이주여성들에 대한 봉사를 기획하기 위해 이주여성단체에 갔더니 대부분 이주여성들이 한국요리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에 착안해 만든게 '요리달력'이었다. 달력의 빈 공간에 주로 한국가정에서 주로 먹는 배추김치, 깍두기, 무말랭이 등에 대한 요리법을 베트남어와 몽골어로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 배포한 2010년 요리달력은 나가자 마자 폭발적 반응을 보였다. 이주여성들의 수요를 확인하니 제대로 책을 엮자는 생각이 들었다. 2010년 1월부터 바로 책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책은 달력과 차원이 달랐다. 주위에 도움을 청했다.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에 전화했더니 너무나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덕분에 45개나 되는 한국 가정음식의 레시피와 사진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번역은 먼저 이주해 온 선배 여성들이 맡았다. 처음 원고를 들고 '지구촌 사랑나눔'이란 단체에서 운영하는 이주여성 콜센터를 찾았을 때 이곳 여성들은 "내가 처음 시집올 때 이런 책이 있어다면 고생이 덜 했을텐데..."라는 말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번역작업을 도왔다. 물론 무료봉사였다.

김 국장은 "자금을 대고 코디네이션을 한 것은 대우증권이었지만 책 속의 콘텐츠는 이같은 주위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특히 먼저 온 이주여성들이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이 봉사할 때 보람도 느끼고, 가슴도 뭉클했다"고 얘기했다.

이렇게 만든 책은 내놓자 마자 동이 났다. 기획 10개월만인 2010년 10월 중국어와 베트남어, 영어로 만든 2만5000부를 전국의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 배포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에 힘입어 태국, 몽골, 필리핀, 인도네시아어를 추가해 PDF 파일로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반응이 더 좋았다. 결국 12월에 7개국어 3만부를 추가로 찍어 배포했다.

역시 동이 났다. 이미 시집 와 있는 이주여성 뿐 아니라 이주 초기의 여성들을 위한 서비스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무부 산하 외국인출입국 관리사무소로 보내기 위해 추가로 4만7000부를 찍었다. 2개국어를 추가해 총 9개국어에 대한 번역본을 만들었다.

김 국장은 "지금 우리나라에 시집 온 이주여성은 18만명에 달하고, 매년 3만명이 새로 이 대열에 합류를 합니다. 이들이 한국문화에 제대로 적응하기 위해 '따뜻한 요리책'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합니다"고 빙긋이 웃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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