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유치원부터 체육 가르쳐야 합니다. 왕따요? 학교폭력이요? 체육시간 늘리면 무조건 없어집니다."
전국 대학의 체육학과 교수와 석박사들로 구성된 한국체육학회(회장 이종영)는 지난해 12월 회원들의 선거를 통해 차기 회장을 선출했다. 전병관(57) 경희대 스포츠지도학과 교수가 그 주인공. '현대 생활과 체육'이라는 명강의로 지난 10년간 매 시간 540명의 학생들을 경희대 대학본부 대강당에 꽉꽉 채운 걸로 유명하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한국의 마이클 샌델'. '정의'라는 주제 아래 딱딱한 철학을 대중의 언어로 쉽고 재미있게 해석하며 전세계에 인문학 열풍을 일으킨 샐덴 하버드대 교수처럼, 그 역시 동서양 고전과 한시, 철학, 시사 등을 망라하며 체육을 인문학으로 맛깔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2013년부터 2년 임기로 '한국 스포츠의 브레인' 체육학회를 이끌 전병관 차기 체육학회장은 "유치원 때부터 체육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체육은 룰을 가르치는 학문입니다. 유치원 때부터 체육을 배우면 규칙을 알게 되고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를 배우게 됩니다.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 가운데 체육만큼 룰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과목이 있나요?"
전병관 차기 회장은 인터뷰 중 '실사구시'라는 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체육학이 갈수록 생리학이나 해부학 등에 함몰되는 데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 2013년 1월부터 시작될 자신의 임기에는 15개 분과학회는 그대로 두되 조금씩 실사구시의 분위기로 변화시키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생리학이나 해부학은 의과대학에서 연구하면 됩니다. 우리는 그걸 응용하는 거죠. 사회가 체육학에 대한 요구가 뭔지 정확하게 파악해서 주변 학문과 통합하고 응용하면 됩니다. 논문도 마찬가지에요. 체육은 최고의 인간학 아닙니까. 인간성 좋게 만드는 논문을 지원하고 실어줄 예정입니다. 제 임기 때 다 이루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좋은 것 한두 개 만들면 다음 회장이 또 좋은 것 벌이고. 이렇게 해서 10명의 회장이 20년에 걸쳐 좋은 것, 좋은 정책 20개 벌이고 채택하면 되는 거죠."
체육계의 오랜 고민 중 하나인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 간의 균형에 대해서도 그는 명쾌한 해법을 내놓았다.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의 자연스러운 선순환 구조다.
"엘리트 스포츠 중요합니다. 스포츠 잘 하는 나라가 강국이 되는 추세죠. 하지만 왜 굳이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분리하려 합니까. 생활체육의 저변에서 훌륭한 엘리트 선수가 태어나고, 이들이 활발히 활동한 후 은퇴하면 자연스럽게 생활체육에 녹아들수 있도록 하는 풍토를 만들면 됩니다."
막힘없이 시원시원하게 열변을 토해내던 전 차기회장은 "정부나 시도체육회, 하다못해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에도 체육전문가를 찾을 수가 없다"고 말하는 부분에선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대략 조사해보니 현재 체육회나 진흥공단, 시도체육회에 있는 체육 전문가의 비율이 15% 전후에 그칩니다. 체육 전문가들이 최일선에서 체육 정책 프로그램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소임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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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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