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의 중심서 韓商들과 함께 컸다
하나은행 PB센터가 홍콩으로 간 까닭
교민특화 서비스로 성공..싱가포르·뉴욕 진출 검토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조목인 기자] 홍콩 최고층 빌딩인 침사추이의 인터내셔널 커머스센터(ICC.環球貿易廣場), 홍콩 섬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는 홍콩 교민들의 자산관리 상담이 한창이다. 바로 국내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 있는 하나은행 홍콩 PB(프라이빗 뱅킹)센터의 모습이다. '한국 교민들의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자'는 목표로 오픈한지 어느덧 6년. 이 PB센터에서 다루는 자산은 국내 PB센터와 비교했을 때는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니지만 경쟁이 치열한 홍콩 시장을 감안할 때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왜 홍콩인가=하나은행이 홍콩 증권업과 PB업무인가 취득을 준비한 것은 지난 2003년 말. 홍콩 시장은 매력적인 PB시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메릴린치의 '2011 Asia Wealth Report'는 지난해 말 현재 홍콩의 PB 고객(금융자산 100만달러 이상 보유)을 10만1000명으로, 그리고 이들이 굴리는 자산을 5110억달러로 추산하며 전년 대비 30% 늘어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PB 고객 중 31~50세 사이 연령대가 여타 아시아 국가는 26% 정도에 불과하지만, 홍콩의 경우 56%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부자들이 많다.
하나은행은 PB에 대한 규제가 매우 엄격한 홍콩에서 은행의 PB영업관련 인가와 SFC(홍콩선물위원회)에서 요구하는 자격을 모두 취득했다. 개별 PB들도 홍콩 정부의 적격여부 절차를 모두 거쳤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불모지와도 같은 해외시장, 그것도 PB 격전지인 홍콩에 진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바로 홍콩에 살고 있는 한국인 거액 자산가들을 겨냥한다는 게 목표였다. 홍콩에는 한국계 은행들이 대부분 진출해 있지만 이들 은행은 기업금융과 예금 판매 등의 업무에 국한돼 있다.
◆교민에 특화된 서비스로 공략=190여개의 세계적인 은행이 진출해있고, 수많은 PB가 활동하고 있는 만큼 홍콩에서의 PB영업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틈새를 찾아냈다. 홍콩에 나가 있는 교민들의 경우 자산의 대부분을 국내에 두고 있어 원하는 서비스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한 것. 홍콩은 150여개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무역업을 중심으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사업체가 500여개, 글로벌 금융기관에 수백 명의 한국인이 근무하는 등 한국 교민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특히 이들은 한국인 전문가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목말라한다.
특히, 한국에 소재하는 재산관리, 서울과 연계한 한국 관련 상품 소개와 함께 매 주 한글로 제공하는 홍콩 주요 소식, 금융 시장 동향 등은 글로벌 PB기관들이 제공할 수 없는 하나은행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다. 내년부터는 화상상담시스템을 통해 교민들이 한국 하나은행본점의 부동산 및 세무 전문가와 직접 상담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대처하기 힘든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마음의 안정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홍콩의 상황을 잘 알면서도 국내 상황까지 파악해 투자처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홍콩에 근무했던 정원기 하나은행 강남PB센터장은 "당시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하이닉스, 은행채 등 10% 수준의 고금리 채권을 고객들에게 권유했다"며 "이런 투자방식을 통해 교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와 뉴욕에도 나간다=이제 하나은행은 홍콩에서의 PB경험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와 뉴욕 등에서도 PB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본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PB시장을 선점한 하나은행이 해외시장에서도 먼저 움직이겠다는 의미다.
이연정 하나은행 홍콩PB팀장은 "교민들의 동반자로 함께 알아가고 성장하는 PB가 되겠다"며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듯이 하나은행도 국내의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PB은행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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