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둥성 TCL CEO

[글로벌페이스]中 TCL 회장 "삼성 TV 시장 파고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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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중국에서 삼성이 주력하고 있는 스마트 TV와 3D TV 등 고가 시장을 잠식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물량으로 볼 때 세계에서 6번째로 큰 TV 제조업체 TCL의 리둥성(李東生·54·사진) 회장이 경제 전문지 포브스 아시아판과 가진 회견(11월 7일자)에서 던진 말이다.

TCL은 30여 년 전 광둥성(廣東省) 후이저우(惠州)와 홍콩의 투자자들이 합작 설립한 업체다. 중국에서 TV 제조업에 일찌감치 뛰어든 TCL은 호황에 호황을 거듭하며 인센티브로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자사 소유권까지 배분하면서 연간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장률 50%를 달성하지 못한 해는 2005년 뿐이다.


급성장에 용기를 얻은 리 회장이 해외로 눈 돌리기 시작한 것은 2004년이다. 그는 프랑스 전자업체 톰슨으로부터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TV 사업부를, 프랑스 최대 복합기업 알카텔로부터 전자기기 사업부를 인수했다. 올해 상반기 TCL의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242% 늘어 8500만 달러(약 940억 원)에 이르렀다. 매출은 42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TCL의 이런 성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브라운관 TV 생산에 주력하다 고가 평면 TV로 돌아서는 시장의 추세를 놓치고 만 것이다. 리 회장은 "변화가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며 "한국과 대만의 발 빠른 행보를 예측하지 못한 결과"라고 자탄했다. 한국의 삼성·LG, 대만의 치메이전자(奇美電子)·중화픽처튜브(中華映管)가 공격적인 대량생산으로 평면 TV 가격을 낮추는 데 성공한 반면 TCL은 브라운관 TV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TCL은 이달 들어 처음 광둥성 선전에서 첨단 평면 패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리 회장은 "중국에서 일단 중저가 시장으로 파고든 뒤 삼성이 주력하고 있는 스마트 TV와 3D TV 등 고가 시장으로 침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중국에서 평면 TV 판매고는 40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후이저우 시정부에 이어 TCL의 제2대 주주인 리 회장은 "주변에서 내게 일을 잘 하지 못한다고 말할 순 있어도 나를 믿지 못할 인물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결전의 날을 세웠다.


중국인들에게 영문 철자로 알려진 유일한 기업이 TCL이다. TCL은 '텔레폰 커뮤니케이션 리미티드'의 약자다. 1980년대 중반 전화 제조 업종을 반영해 지은 이름이다. 그러나 1989년 중국 당국은 영어 기업명을 금했다. 이렇게 해서 TCL이라는 이름은 살아남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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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이저우에서 태어난 리 회장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반에서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다. 그의 어릴 적 꿈은 천징룬(陳景潤·1933~1996) 같은 위대한 수학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1978년 화난공학원(華南工學院) 무선전기학과에 들어간 뒤 자기보다 뛰어난 학생들을 보고 자신이 수재가 아님을 깨닫곤 대학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가 뭔가 실질적인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리가 주목한 곳이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후이저우의 전자업계다. 그는 TCL의 전신인 TTK 가전에 43번째 직원으로 입사해 공장 설비 수리를 맡아 바닥부터 시작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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