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中企·수출기업 자금 수혈 제때 해달라"(상보)

외화 차입선 다변화, 해외지점 유동성 관리 강화 당부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김은별 기자]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9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유럽발 경제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수출기업, 중소기업들이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특히 성장성 있는 유망 기업들이 안타깝게 좌절하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자금을 제때 공급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은행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를 이어주는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만큼 안정적인 금융환경을 제공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해달라는 주문이다.

최근 은행권의 외화건전성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부여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위기대응을 위한 선제적 노력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외화유동성이) 양호한 상황으로 국제 신용평가기관이나 투자은행(IB)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그러나 경험적으로 위기상황에 정부와 한국은행에 의지하는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도록 외화건전성을 더욱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제금융시장에서 중동자금 활용 등 차입선 다변화를 적극 추진하고 해외지점 유동성 및 자산 부채현황을 세심하게 관리해달라"고 말했다.

서민층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지원도 당부했다.

그는 "경제 위축으로 서민층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게 되는 만큼 자금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새희망홀씨 대출 공급목표를 상향조정 했는데 대출 확대도 중요하지만 일관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한 만큼 이 부분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 또한 연착륙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서민과 실수요자들이 대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 IT보안문제를 거론하며 금융시스템 신뢰성 및 고객 재산보호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관심을 가지고 점검해달라고 전했다.

이날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이 상실되면 조건없이 매각 명령을 내리겠다고 발언했다는 모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이순우 우리은행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등 시중은행장 13명과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 정은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주재성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 당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IMF 총회 참석 이후 이날 오전 귀국한 강만수 산업은행장은 불참했다.

조태진 기자 tjjo@
김은별 기자 silver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