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코디서 '수필가'로 변신
웅진코웨이 정성려 코디···물처럼 흐르는 생각들 글로 담아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웅진코웨이 전주송천지국에 근무하는 정성려 코디(Coway Lady-코웨이 레이디)는 글쓰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잠이 깨면서부터 머릿속에 떠오르는 일들을 수필 형태로 간략하게 쓰는 식이다. 일터에 나가서도 정 코디의 '글사랑'은 계속된다. 고객을 만나고 상담하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나 직장 동료들의 모습 등이 모두 글의 소재가 된다. 일터에서의 모습들은 퇴근 이후 집에 돌아오면 모두가 글로 다시 살아난다.
정 코디는 이렇게 쓴 수필들을 우수사례 수기로 제출해 회사로부터 최우수상을 받았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연거푸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탁월한 글솜씨를 인정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적인 글쓰기 훈련에 돌입했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반에 등록해 약 1년 동안 글쓰는 방법을 습득했다. 올해 5월에는 우정사업본부에서 주최하는 전국편지쓰기 대회에서 '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주제로 일반부 은상(3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정 코디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일반부 참가자 12만명이 참가한 대회에서 은상을 차지해 너무 기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 코디가 쓰는 수필 주제의 상당수는 일흔이 넘은 친정어머니에 대한 얘기다. 그의 어머니는 결혼하면서부터 50여년 동안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시아버지 홀로 남았을 때도 10년 동안을 더 봉양했다. 효부(孝婦)의 인생을 산 어머니를 보면서 느꼈던 마음을 그대로 글로 표현한 정 코디의 수필에는 사랑과 애정, 그리고 애달픔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정 코디에게 글을 쓰는 것은 정수기를 판매하고 관리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하고 매력적이다. 그는 코디가 된지 7년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일상의 기록들을 남겼다. 글을 쓰는 습관은 그에게 자신감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러한 용기와 기쁨은 고객을 만나는 일에도 더 적극적으로 다가설 수 있게 하는 힘이 됐다. 고객들이 느끼는 만족도 역시 크게 커졌다.
특히 코디 생활은 평소 알지 못했던 글쓰기에 대한 재능도 깨닫게 해줬다. 정 코디는 이를 계발하기 위해 행촌수필회라는 동호인 모임에도 적극 참석하고 있다. 일년에 두 번 수필집도 발간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그의 재능은 올해 그 진가를 발휘했다. 계간지 대한문학 여름호에서 '엄마는 거짓말쟁이'와 '부모 마음, 자식 마음' 등 두 편의 수필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것이다. 그는 종합문예지를 통해 정식 등단했다.
이제는 정성려 코디라는 직함 외에 수필가라는 묵직한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내년에는 지금까지 작성한 에세이 50여편을 묶어 수필집을 발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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