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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피해 70명… ‘안전기준 강화·기후변화 대응’ 선결과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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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26일부터 시작된 폭우로 59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됐다. 1만1000여명에 달하는 이재민도 발생했다. 주택 1만동은 물에 잠기고 시간당 최고 100mm가 넘게 들이붓는 비에 전국의 하수처리 시스템은 초토화됐다. 같은 양의 비가 다시 한번 쏟아지면 피해는 2배 이상 늘어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흘간 계속된 폭우로 인한 피해는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라는 지적이 많다. 유동인구가 많고 상업기능이 집중된 지역인데도 방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이유에서다. 결국 기상청의 ‘일기 오보’와 “잦은 폭우가 올 것”이라는 예보를 무시한 서울시 등 지자체의 안일한 대응이 빚어낸 종합 인재 사고였던 셈이다.
무리한 도심화도 대규모 피해의 주범이 됐다. 도로를 뒤덮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빗물은 땅 속으로 스며들지 못해 하수구에 집중됐다.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지 불과 몇 시간만에 광화문 사거리와 강남역 일대 하수구에 물이 역류한 원인이다.

특히 서울과 춘천에서 발생한 산사태 모두 지자체의 허술한 안전기준 관리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 우면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산사태로 사망자를 낸 7곳 모두 재해위험지구로 지정조차 되지 않았다. 산사태 우려지역의 위험 여부를 가려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정충기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산사태는 한번 발생하면 지반이 극도로 약화돼 철저한 재발 방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면산은 지난해 폭우 때도 전조를 보였던 곳으로, 그 이후 시와 지자체가 방재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했는지 의문이 간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개발에 대한 기대치는 높은 반면 이에 따른 재해 방지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점도 개선해야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기후 변화에 대한 발빠른 예측과 이에 맞는 방재시스템 구축도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빗물 저장소나 펌프장을 지속 확대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특히 최근 5년간 장마 기간과는 별개로 6~8월간 강우량이 집중됐다. 한반도 역시 아열대성 기후대로 진입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 대목이다.

이은애 기후변화센터 팀장은 “최근 몇년 새 지속되고 있는 폭염·폭설·폭우 등이 기후 변화의 증거”라며 “이에 맞는 방재시설을 구축하고 설계 기준을 강화해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등 관계 기관도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관련 소방방재청은 기후 변화에 대비해 방재기준을 재설정하는 등 관련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 9월 태충 ‘곤파스’ 피해 이후 정부가 발표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난대책’에 따라 지역별 방재 기준도 다시 조율하고 있다. 국토부 역시 도시내 피해 발생과 관련해 도시계획 수립, 도시계획시설 및 건축물 구조안전 등에 관한 현행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건축물의 구조안전 강화를 위해 재해취약 지역에 건축하는 건축물에 대한 허가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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