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 잉럭, 탁신 등에 업고 '지지율 급등'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을 앞세운 태국 최대 야당이 여당을 제치고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다.
'글래머러스'한 외모의 잉럭 친나왓(Yingluck Shinawatra)이 정치경험이 거의 없음에도 현(現) 총리보다 앞선 지지율을 얻을 수 있는 건 그녀의 오빠인 탁신의 명성을 등에 엎고 그의 정치생명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부정부패로 총리직을 박탈당한 탁신의 대리인이라며 그녀가 총리후보로 나선 푸어타이당에 대한 반대세력도 만만치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 "오는 7월 3일 열리는 태국 총리 선출에 앞서 여당인 민주당 대표 아피시트 웨차치 현 총리와 최대 야당인 푸어타이당 대표 잉럭 친나왓의 지지율에서 푸어타이당이 41%로 민주당에 4%포인트 앞섰다"면서 "감성적인 연설을 하는 잉럭의 인기가 불과 2주 만에 폭발적으로 높아져 휴대폰을 통해 그녀의 사진이 전파될 정도"라고 보도했다.
푸어타이당의 대표주자로 나서기 전 잉럭은 2주 전까지만 해도 가족기업의 CEO로 유명했다. 1991년 친나왓 디렉토리에 입사한 뒤 1997년 부사장 역임, 역시 가족 기업인 태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어드밴스드인포서비스(AIS)에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사장을 지낸뒤, 현재는 부동산개발업체 에스시애셋의 대표를 맡고 있다.
잉럭이 푸어타이당 대표로 나오자 탁신 전 총리를 그리워하던 국민들 사이에선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푸어타이당 후보자로 나선 잉럭 친나왓은 탁신 전 총리의 막내여동생으로 탁신 전 총리는 2006년 부정부패 혐의로 총리직을 박탈당할 때까지 경제성장을 이끈 인기 정치인이었다.
푸어타이당 지지세력들은 푸어타이를 비슷한 발음인 '포타이(For Thais)'로 부르며 태국을 살릴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국민들은 잉럭을 탁신의 '대리인'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농부인 낭차드 분첵은 "잉럭은 탁신이 국민에게 도움이 됐던 것 같이 우리에게 도움을 주고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잉럭을 지지하는 수파와디 찬루앙은 "잉럭은 태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푸어타이당 지지층들은 잉럭의 총리 출마를 두고 정치배경이 적긴 하지만 그녀의 오빠의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잉럭은 FT인터뷰에서 "오빠인 탁신의 영향력은 아직도 유효하며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잉럭의 인기는 지지자들 간 휴대폰을 통해 전파하는 그녀의 사진들만 봐도 실감할 수 있다.
그녀의 오빠인 46세 탁신은 1932년 군주제 이후 27명의 총리 중 임기를 채운 유일한 총리다.
탁신은 통신재벌에서 정치가로 변신해 지난 2001년 총리직에 올랐으나, 2006년 친코퍼레이션 주식 매매와 관련한 탈세 혐의로 반대 운동에 부딪혔고 결국 같은 해 9월 군부 쿠데타 세력에 의해 축출됐다.
탁신은 재임 중 최저임금 40% 인상, 자산 50만 바트 이하 농가 채무자에게 부채유예, 부채 경감, 30바트(약 1100원) 의료제 도입 등 파격적인 복지정책으로 극빈층과 서민들에게 큰 지지를 얻었다.
그는 처벌을 피해 해외로 도피한 뒤로 선거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도 극빈층과 서민층들로부터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으며 태국에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탁신의 '포퓰리즘(인기정치) 정치'에 반대하는 중산층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태국에서는 이른바 '옐로 셔츠'로 불리는 탁신 반대파인 국민민주주의연대(PAD)와 '레드셔츠'로 불리는 친탁신파 독재반대민주연합전선(UDD)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레드셔츠'들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심화되자 정부가 강경 무력진압에 나서 91명이 숨지기도 했다.
방콕 출랄롱코른 대학교 틸티난 퐁수디락 정치학 교수는 "푸어타이당에 표를 주는 것은 잉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탁신을 뽑는 것"이라며 부정부패로 쫓겨난 전 총리의 컴백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틴티난 교수는 "이것은 탁신의 새로운 위기정책"이라면서 "그는 선거후 거래를 위해 그의 지렛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그녀가 총리가 선출되고 나면, 탁신을 위한 법이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