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도부, 盧묘역 첫 방문.."전직 대통령 예우할 것"
문재인 "묘역 국가 지원·규정 없어 관리 어렵다"..지원 요청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한나라당 지도부가 처음으로 故노무현 前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황우여 대표최고위원 권한대행 일행은 오는 23일 故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 사흘 앞둔 20일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오후 12시경 황 대표 일행은 분향소에서 헌화와 분향을 하고 묵념을 했다. 이어 너럭바위 故노무현 대통령 묘소에서 머리 숙여 고인의 넋을 기리며 예를 갖췄다. 이어 황 대표 일행은 사저로 이동,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만났다.
문 이사장은 "이렇게 오셔서 참배해주시니까 감사하다. 여사님께 말씀드렸더니 잠시 들어오셔서 차라도 한 잔 하셨으면 한다"고 맞이했다.
권 여사를 만난 황 대표는 먼저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15대 때 국회 교과위에서 같이 일을 했다. 그 당시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전하자 권 여사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 서울에서 멀어 다녀가기가 쉽지 않은데 고맙다"고 답했다.
덕담이 오고 간 후 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대표님 와주셔서 감사하다. 오셨으니까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2008년도에 있었던 홍준표 원내대표가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했던 것에 대해 한나라당에서 사과를 해 달라.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다. 황영철 의원도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따졌고 조윤선 대변인도 이렇게 말했다. 사실을 왜곡한 것이기 때문에 사과해 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前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절반은 사저이고 절반은 경호동이다. 당시 원내대표와 당 대변인이 아방궁이라고 했는데 너무한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권 여사가 "처음 오시니까 이런 말씀을 드린다. 저희들이 맺힌 게 많다. 대통령이 저렇게 되고 나니까 맺힌 게 많다"라고 하자 문재인 前대통령 비서실장이 "우리 정치문화와 관계가 있다. 이런 문화가 악순환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이어 권 여사는 "이 자리가 밖에서 정치인들이 보면 크게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했다.
황 대표는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관한 법률이 있는데 사랑하는 고향에서 모시는 건 당연하다. 미국에서도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시면 도서관을 짓고 예우를 하고 있다. 좋은 말씀 해주셨다. 앞으로 잘 모시겠다"라고 답했다.
다시 백 의원이 "조현오 경찰청장 문제를 해결해 달라. 10개월이 넘도록 처리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하고 문 이사장은 "전직 대통령 예우에 대해서 신경 써 달라. 현재 묘역관리하기가 어렵다. 우리나라 장사법에 따라서 국가보전묘역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지정만 했을 뿐이지 어떻게 관리해야 될지 정부지원에 대한 아무런 규정이 없다. 국가의 관리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황 대표는 "진작 찾아뵈어야 했는데 늦어 죄송하다. 많은 좋은 얘기를 들었다"라고 하자 권 여사는 "처음이니까 뜻하지 않게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라고 전했다.
이후 황 대표는 사저를 한바퀴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모두 마쳤다. 방문 이후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 故노무현 前대통령께서는 아주 소탈하시고 서민을 사랑하셨다. 그러나 불의에 대해서는 아주 진노하는 어른이셨다. 이러한 점은 우리 국민들이 많이 기억하고 사랑을 하고 있는 분이시다. 우리가 아픔과 슬픔이 많이 있지만 이것을 뛰어넘어서 더 큰 하나로 되는데 마음을 합하는 것이 고인 앞에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또 황 대표는 한나라당 입장에서 오기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질문에 "마땅히 찾아뵈어야 한다. 여사께도 인사를 올리고 불편한 게 없나 여쭤보고 싶어서 시간을 만들어 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고 권 여사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예전 친하던 얘기를 하고 혹시 불편한 게 없는가, 얘기를 좀 나눴다. 아주 건강하신 모습을 뵈니까 너무 좋았다. 사저가 아주 소박하고 조촐하게 지금은 검소하게 생활하시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참배에는 황 대표를 비롯해 정희수 사무총장 직무대행, 안형환 대변인, 황영철 대표최고위원 권한대행 비서실장, 안홍준 경남도당 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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