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갑작스런 경영진 교체, 그 속사정은?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프로야구 한화가 재도약을 선언했다. 드러난 의지는 여느 때와 다르다. 경영진 물갈이에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보장됐다.
한화 그룹은 “김관수 대표이사와 윤종화 단장의 사의 표명을 수락했다”고 15일 밝혔다. 대표이사와 단장의 동시 퇴진은 창단 이래 처음이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던진 초강수다. 공백은 정승진 전 대덕테크노밸리 대표이사와 노재덕 한화도시개발 상무가 각각 메운다.
한화 관계자는 “정 신임대표는 최초의 민간주도 도시개발사업인 대덕테크노밸리 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 충청 지역 발전에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노 신임단장에 대해서는 “그룹 내 기획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유능한 인재 선임은 전환점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기는 다소 일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시즌 개막 뒤 두 달을 넘기지 못했다. 이는 부진한 팀 성적에서 비롯된다. 지난 2년간 한화는 최하위에 그쳤다. 올해도 같은 수순을 밟고 있다. 팬들의 원성은 자연스레 잦아졌다. 소홀했던 전력보강, 2군 경기장 부재 등까지 거론하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한 야구관계자는 “모기업 이미지를 위해 구단을 운영하는 그룹에서 거센 여론에 꽤 당혹스러워했다”며 “경영진 교체는 변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에 가깝다”고 말했다. 대전시 한 관계자는 “정 신임 대표이사는 대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라며 “팬들의 원성을 가라앉히고 대전의 구단임을 강조하는 데 적임자로 판단됐을 것”이라고 했다.
두 인사는 선임과 동시에 다양한 숙제를 떠안았다. 팀 성적 향상, 새 외국인 선수 물색, 우수선수 확보, 2군 구장 건축, 한밭야구장 재건축 등이다. 중·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해 팀 재건을 이뤄낼 방침이다. 사실 안건들은 대부분 이전부터 거론돼왔다. 사임한 경영진이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성과로 연결되지 않은 건 다양한 걸림돌 탓이다. 지지부진한 2군 전용구장 건설이 대표적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2007년 대덕구청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신탄진에 부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삽을 뜨지 못한 건 관계법령 때문이다. 그는 “체육공원 부지 내 훈련장과 숙소를 동시에 지을 수 없다는 규정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행정기관과의 협조에 난항을 겪었다는 주장이다.
대전시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한 관계자는 “법령에 막혀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구단은 아직 부지 매입조차 마무리 짓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상의 문제는 이미 지난달 해소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고 덧붙였다.
대전시는 한밭야구장 재건축에도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했다. 한 관계자는 “사업비를 모두 감당할 형편이 되지 않아 구단에 일부 투자를 요구했다”면서도 “아직 답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소통의 장애는 이번 경영진 교체를 통해 전환점을 맞았다. 대덕구청 한 관계자는 “정 신임대표가 대덕테크노밸리 개발 사업을 통해 행정기관들과 상당한 친분관계가 있다”며 “2군 전용구장 건설이나 한밭야구장 재건축 모두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전시 관계자도 “경영진 교체가 구단의 강력한 의지로 보인다”며 “언제든지 발전 방향을 모색할 준비는 돼있다. 보다 원활한 대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에 한화 구단 측은 “그룹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며 “2군 전용구장의 경우 내년 7월 완공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룹에서 돈에 구애받지 말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했다. 200억 원 이상의 투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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