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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포럼]성공기업의 비밀 '청소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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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45살 남자와 5살 남자는 공통점이 있다. 쓰고 난 물건은 절대 제자리에 다시 갖다 놓지 않는다는 소신(?). 그 사이에 낀 나는 연신 두 남자 뒤를 쫓아다니면서 입으로는 잔소리, 손으로는 치우느라 바쁘다.

얼마 전에 만난 오케이아웃도어닷컴 장성덕 대표의 소신은 정리정돈이다. 정리정돈에서 효율성도 나오고 돈도 나온다는 것이 그의 지론. 따라서 그의 회사에서는 아침마다 10분씩 전 직원이 참여하는 청소타임이 있다. 출근 후 10분은 따지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시간이다. 그러나 그 10분이 그날 하루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 먼지 하나 없이 정리된 책상은 우선 보기에 좋다(심미성). 게다가 서류나 자료를 찾기 위해 헤맬 필요도 없다(효율성). 깨끗하게 주변을 정리해 놓고 시작하면 일의 몰입도가 높아진다(생산성). 청소를 안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주변을 깨끗이, 정리정돈, 물건은 제자리에….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보아온 표어들이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 또는 선생님께 제일 먼저 배우는 생활습관이 청소다. 손님이 오시기로 하면 앞마당부터 쓸었다는 조상님 말씀을 굳이 들먹일 필요도 없다. 그런데 알면서 실천하지 않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또 청소다. 귀찮아서, 당장 급한 일을 처리하느라고, 내일 하면 되니까, 청소나 하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으니까, 창의적인 천재는 대부분 책상이 복잡하더라는 근거 없는 추측까지. '지금 당장' 청소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생활습관화하는 것이 가장 좋다. '청소력'이라는 책을 쓴 마쓰다 마쓰히로는 단지 '더러운 것을 치우는 행위'로서의 청소가 아니라, 청소를 통해 공간의 변화를 만들고 그 변화가 다시 행복한 자장을 만들며 그 행복한 자장이 내 마음과 주변을 변화시켜서 마침내 인생을 바꾸는 강렬한 힘을 발휘한다고 했다. 오랜만에 청소를 싹 해놓았을 때의 그 개운함을 기억해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습관으로만 맡겨 놓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특히 기업의 경우 더 그렇다. 청소도 시스템화할 필요가 있다. 공장이나 작업 현장에 가면 정리정돈 매뉴얼이 있고, 물품관리를 위해 책임자를 정해 놓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아직도 청소가 기업 성과와 무슨 연관이 있나 싶은가?
실제로 '청소 경영'을 통해 놀랄 만한 성과를 거둔 기업들이 꽤 있다. 화장실 청소를 직원 채용 기준으로 삼는 일본전산, 초기 론칭 시 깨끗한 매장과 세면실을 핵심역량으로 삼았던 맥도날드, 박성수 회장부터 솔선수범해서 청소하는 이랜드 등. 성공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그 단초가 아주 미미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청소다.

오케이아웃도어닷컴 얘기로 돌아가 보자. 이 회사는 출근시간인 8시20분부터 30분까지가 전 직원이 참여하는 청소시간이다. 사장부터 말단직원까지 누구도 예외가 없다. 모두가 똑같은 시간에 청소에 참여해야 한다. 공통지역을 맡은 당번인 경우 청소시간을 어기면 안 되니 자연스럽게 지각도 없다. 무엇보다 의자도 같이 들고, 유리창도 같이 닦으면 동료 간에 없던 정도 생기지 않겠는가? 이런 것이 시스템화된 청소이다.

필자도 올해부터 시스템화한 것이 있다. 5살 아들의 장난감 상자에 일일이 로봇 이름과 사진을 붙여 둔 것. 조립로봇의 부품을 아무 데나 두고, 나중에 그 부품 찾는 것이 일이었던 아들의 일상이 바뀐 것은 물론이다. 인생을 바꾸고 싶은가?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고 싶은가? 주변 청소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단, 시스템적으로 말이다.



조미나 IGM(세계경영연구원)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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