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통큰투자' 코스닥 훈풍 분다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강미현 기자] 대기업의 실적 호전이 중소기업으로 이어지는 확산효과가 증시에서도 본격화될 조짐이다. 삼성과 현대차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통 큰' 투자전략을 내놓으면서 대기업 협력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코스닥 시장에 모처럼 온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들은 대기업의 실적 잔치와 유가증권시장의 주가 상승을 바라만 봤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서도 코스닥 지수는 이제 간신히 520선에 턱걸이하는데 그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야했다.
하지만 이번 투자 확대 결정으로 대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증권가도 올해 대기업의 실적 개선이 중소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입을 모은다.
지난 5일 삼성그룹은 올해 투자규모를 사상최대 43조1000억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기아차도 올해 작년대비 15% 늘어난 12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대기업들의 통 큰 투자계획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LG그룹도 올해 사상최대 2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코스닥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이들 대기업에 납품하거나 대기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9년 말 지분 10%를 인수한 광학필름 전문업체 신화인터텍의 경우 이날 7.37% 급등한 1만1650원을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지분 10%를 투자한 에스엔유 역시 7%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로부터 투자를 받은 에스에프에이는 3.41% 올랐다.
특히 태양전지 관련 기업인 에스엔유와 에스에프에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크다. 에스엔유는 SMD의 지분 투자 소식이 알려진 지난 달 10일 이래 현재까지 주가 상승률이 16%에 이른다. 한맥투자증권에 따르면 에스엔유의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은 삼성 효과에 힘입어 전년대비 475%, 957%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에프에이 역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 미래에셋 증권은 이 업체의 지난해 매출 및 영업이익이 44%, 148% 증가한 4200억, 320억에 이르고 올해에는 그 규모가 7000억, 8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했다.
LG그룹 투자의 최대 수혜주는 아바코와 티엘아이 등이다. 이트레이드 증권은 LG그룹의 투자 소식이 공개된 뒤인 지난 달 중순 아바코에 대해 “LG디스플레이가 아바코의 2대주주로 지분 19.9%를 보유하고 있고 납품도 이뤄지고 있어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만6000원에서 2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LG그룹의 투자 확대 소식이 알려진 이래 아바코의 주가는 10% 가량 올랐다.
LG디스플레이가 지분 12.57%를 보유하고 있는 티엘아이 역시 주목받고 있다. LG그룹의 투자 확대가 LG디스플레이 쪽으로 집중될 것이라는 기대가 티엘아이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 확대 소식은 최근 시작된 중소형주 강세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연우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10대 그룹들의 투자규모가 사상 최대넘어서는 등 올해는 IT, 자동차, 태양광 등의 전방산업에 대한 설비투자 확대가 예상되고 있어 그와 관련된 부품 업체에 직간접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통 대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난 뒤 후행적으로 중소기업 실적이 좋아진다”며 "당분간 중소형주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업황이나 개별 기업의 상황에 상관없이 무조건적인 대기업 투자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화인터텍의 경우 2009년 삼성전자의 지분 인수 이래 크게 올랐다 작년 내내 조정을 받아 왔다. 삼성의 투자 소식이 들릴 때마다 반짝 주가가 급등하는데 그치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순이익도 8억원으로 전년동기 73억원에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연우 애널리스트는 "연초에 대기업의 투자와 정부당국의 정책 등을 기반으로 코스닥내 수혜업종 및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이 높은 경향을 보이는 만큼 관련업종 내 주도주 찾기에 고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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