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대기업에서 하는 일이 왜 이모양이냐" "1년 365일 판매한다고 했으면 그 말대로 물건을 팔아야지" "벌써 다 팔렸다는게 사실이냐 난 못믿겠다"
9일 11시 롯데마트 서울역점 가공식품 코너. 40여명 가까이 줄을 선 사람들 속에서 고성이 오갔다. 물건을 팔라는 손님과 팔 상품이 없다는 종업원 사이에 '이상한' 실랑이도 벌어졌다. 혼잡스럽게 벌어진 풍경에 주변 사람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한 소비자는 "값싸고 품질이 좋다는 광고를 보고 하나 구입하고 싶어서 찾아왔는데 이미 다 팔렸다고 하더라"며 "서둘러서 나왔는데 괜한 발걸음을 하게 생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준비한 통닭 물량은 모두 300마리다. 서울역점 종업원은 "개점시간인 9시부터 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며 "이미 10시에 오늘 준비했던 물량이 모두 예약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피자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대기업의 행태를 비난하지만 결국 없어서 못팔 지경"이라며 "당장 못먹으면 안될 것처럼 달려드는 모습을 고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한발 앞서 통닭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한결 여유있는 표정으로 실랑이를 지켜봤다. 최모(65)씨는 "9시15분에 도착해서 십여분 줄을 서서 통닭을 구입했다"며 "2마리를 샀는데 한마리는 우리 집에서 먹고 한마리는 며느리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의 통닭 판매를 둘러싼 항의도 이어졌다. 치킨·오리외식산업협의회 소속 가맹점주 및 업계종사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 롯데마트 영등포점 앞에서 치킨 출시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 형식을 띤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