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대출 '물의'...日·印 서민금융 파산 직전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아시아권 서민금융회사들의 고금리대출이 잇달아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서민금융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일본과 인도에서 서민금융회사들의 파산과 사업축소가 이어지고 있고 이에 따라 그동안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해 쏠쏠한 이익을 챙겼던 금융권 역시 막대한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일본의 대형 소비자금융업체인 다케후지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소비자금융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다케후지는 일명 그레이존(20~29.2%)으로 불리는 수준의 높은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던 업체. 그러나 20% 이상의 금리는 불법이며, 나머지 금액을 고객에게 상환하라는 법원 판결로 인해 자금난에 직면한 뒤 결국 백기를 들었다.
다케후지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소비자금융업체의 파산과 사업 축소가 이어지면서 일본 소비자금융시장의 대출잔액은 10조엔에서 4조엔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다케후지 사태는 일본 소비자금융업체 전반에 위기를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됐다. 소비자들의 금리 상환 요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똥은 소비자금융업체에 투자, 이익을 챙겼던 금융권으로 튀었다. 현재 미쓰비시UFJ는 일본 최대 소비자금융 업체인 아코무(Acom) 지분의 40%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미토모미쓰이는 2위 업체인 프로미스 지분 20%를 가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쓰비시와 스미토모가 이번 사태로 인해 각각 1000억엔 이상의 평가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 2004년 투자를 시작한 이래로 아코무의 주가는 85%, 프로미스 주가는 94% 폭락했다.
인도 역시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 신용대출) 업계의 자금 조달이 요원해지면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서민들 사이에서 널리 이용되며 인도 농촌의 경제성장을 비약적으로 이끌어낸 주역이다. 인도의 마이크로파이낸싱 사업은 매년 70%씩 성장했다.
그러나 연간 35%를 훌쩍 넘는 높은 이자가 문제가 됐다. 고리를 감당하지 못한 대출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가 이어졌기 때문. 자살 사태는 특히 전체 대출의 30%가 몰려있는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안드라프라데시주 정부는 결국 매주 약 1억3300만달러의 자금을 제공해온 인도 은행들의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이러한 규제 조치는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 인도 전역으로 퍼져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른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은 사실상 마비됐다. 44개 마이크로파이낸스 업체들을 대표는 마이크로파이낸스인스티튜션네트웍스(MFIN)의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이 위기에 처했다"면서 "자금 조달이 하루가 다르게 어려워지고 있어 오래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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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도 은행권이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에 보유하고 있는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는 60억달러에 이른다.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이 부도 위기에 직면할 경우 전체 금융권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는 것.
프라납 무커지 인도 재무장관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대출 금리 문제는 해결돼야만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염두에 두고 있는 관련 사업 규제안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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