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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자' 송승헌, 스크린 곤두박질 악재 못 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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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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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10년이 지나도......나는 너를 못 잊어.”

‘슬픈 연가’ OST에서 부른 노래 그대로다. 어느덧 흐른 10년. 배우 송승헌은 여전히 갈구한다. 영화에서의 성공을. 관객들의 사랑을. 하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한 듯 하다.
만류의 손길도 적지 않았다. TV드라마에서 그는 ‘마이더스의 손’이다. ‘가을동화’, ‘여름향기’, ‘그대 그리고 나’, ‘에덴의 동쪽’ 등 발을 담근 작품 모두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스크린만큼은 달랐다. 늘 찬밥 신세였다. 1999년 ‘카라’를 시작으로 한 일곱 번의 흥행 도전에서 모두 참패했다.

처음 묶은 신발 끈부터 얽혔다. 송승헌은 “송해성 감독부터 데뷔작인 ‘카라’ 언급을 꺼려한다”며 “나 역시 준비가 부족했다”고 회상했다. 콤비는 포기를 몰랐다. 이후 각각 맡은 영역에서 차곡차곡 내공을 쌓았다. 그리고 10년 뒤 홍콩 누아르 ‘영웅본색’을 리메이크한영화 ‘무적자’를 통해 재회를 나눴다.

의기투합에 송승헌은 한껏 기대를 품었다. 송해성 감독은 달라져 있었다. ‘파이란’, ‘역도산’ ‘우리들이 행복한 시간’ 등을 통해 그만의 연출세계를 구축했다. 이는 촬영장에서도 역력히 나타났다. 황소처럼 세진 연출 고집. 연기지도는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송승헌이 마음에 상처를 입을 정도로.
송승헌은 혁(주진모 분)과 뜨거운 우정을 쌓으며 무기밀매조직을 이끄는 영춘 역을 맡았다. ‘영웅본색’에서 주윤발이 소화한 소마(마크)로 분한 셈. 송승헌은 군 제대 뒤 ‘숙명’, ‘에덴의 동쪽’ 등에서 남자답고 거친 캐릭터를 맡았다. 비슷한 과제에 임하는 자세에는 어느 때보다 자신이 넘쳤다.

하지만 호기에 불과했다. 다리 불구가 된 뒤 아픔을 겪는 연기에서 이는 여지없이 드러났다. 송해성 감독은 촬영 도중 스텝 전원을 철수시키기까지 했다. 탁한 눈빛을 표현해내지 못한다는 것이 주 이유. 송승헌은 이후 20일 동안 끊었던 담배를 태우고 술을 마시는 등 자신의 외모를 망가트렸다.

노력은 이내 소기의 성과로 연결됐다. 송해성 감독은 촬영을 재개했고 송승헌은 무사히 영화를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관객들의 찬사까지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한 듯 보였다. 지난 8일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무적자’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 뒤 반응은 싸늘했다. 주력한 비주얼에 대한 지적은 없었다. 대신 쇄도한 것은 극의 흐름과 동떨어진 연기에 대한 비판이었다.

주윤발(왼쪽), 송승헌

주윤발(왼쪽), 송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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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영춘은 남성다운 캐릭터가 아니었다. 오히려 감정을 주체 못하는 철부지에 가까웠다. 시종일관 소리를 지르고 윽박을 늘어놓았다. 의기소침해졌다가도 감정은 이내 순식간에 폭발했다.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중도. 요동치는 감정 변화에 관객 대부분은 극에 몰두하기 어려웠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여기에 “어떻게 그려내도 원작과 비교가 불가피하다”고 했던 송승헌의 우려 역시 여지없이 현실로 드러났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영화에서 송승헌이 차지하는 배역이 그리 크지 않다”며 “짧은 순간 자신의 캐릭터를 모두 보여주려다 보니 무리한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에덴의 동쪽’과 같은 드라마에서는 캐릭터 소화가 천천히 진행돼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면서도 “아직 영화를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의 생각 또한 다르지 않았다. 그는 “‘영웅본색’에서 보인 주윤발의 외적 모습에만 치중한 느낌이 강했다”며 “극의 흐름에도 송해성 감독과 송승헌이 더 신경을 기울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소를 자아내는 대사 탓에 그간 송승헌의 노력이 무너진 느낌도 적지 않게 받았다”고 평했다.

송승헌은 남자다운 캐릭터에 상당한 애정을 갖고 있다. 그는 “팬들이 ‘또 조폭이냐’며 원망하지만, 남성미가 묻어난 캐릭터를 계속 해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무적자’는 흥행 여부를 떠나 이런 그에게 교훈을 먼저 남긴 듯 하다. 바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숙제 해결이라는 것을. 데뷔 10년차지만 드라마에서처럼 성공을 거두려면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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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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