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배우 백은아 "법조계 대신 택한 연예계, 꼭 성공해야죠"(인터뷰)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법조인의 꿈은 희미해져간다. 하지만 백은아는 연기자라는 새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신인 백은아는 지난달 28일 방송한 KBS2 드라마스페셜 14화 ‘여름이야기’(연출 윤성식)에 출연했다. 첫 정극 도전에서 안정된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여름이야기’에서 백은아는 도도하고 당당한 커리어 우먼으로 등장했다. 사고로 친오빠를 잃고 연인과 헤어진 인물이기도 했다. 상실감이 심하지만 눈물을 보이지 않아야 하는 역할. 매우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그는 “감독님께서도 신인이 하기에는 어려운 배역이라고 했다”며 “모험 아닌 모험을 한 셈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처음 정극에 도전한 백은아는 비교적 무난한 신고식을 마쳤다. 그의 잠재력을 눈여겨 본 윤성식 감독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칭찬했다.
법조인을 꿈꾸다
백은아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연예계로 뛰어들었다. 느지막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사연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검사가 되고픈 꿈을 붙들고 있었던 까닭이다.
“청학동 학자 스타일이셨던 아버지는 저를 올바르게 키우셨어요. 당연히 공부도 잘 하기를 바라셨어요. 제가 검사가 되는 것이 부모님의 소원이었죠.”
그는 단순히 예의 바르고 공부 잘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모범생은 아니었죠.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다른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좋았어요. 주변에서는 끼가 많고 재치도 있다고들 했죠.”
그렇게 팔방미인처럼 성장한 백은아는 주변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부모님도 그가 법조인이 되리라 확신하고 있었다.
두 번째 꿈을 향해 나아가다
고교 3학년 시절, 백은아는 연예인이 되고자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는 “다양한 삶을 살고 싶었어요”라며 법대 진학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당연히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결국은 연기 전공을 택하게 됐다.
대학 졸업 후 그는 패션모델로 활동했다. 키 169cm 몸무게 49kg의 우월한 신체조건을 갖춘 덕분이었다. 그는 “앙드레김 쇼에도 출연한 적이 있어요. 3년 동안 패션쇼 무대에 올랐죠”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연예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버지의 뜻을 어기고 돌아선 만큼 크게 성공하고 싶었어요. 선배님들도 모델보다는 탤런트 이미지가 어울린다며 격려해줬죠. 용기를 얻은 저는 훌륭한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지난 2007년 연예 기획사에 정착한 그는 연기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물론 모델 활동도 동시에 소화했다.
다시 도전한 법조인의 길
백은아는 연예계 데뷔를 쉽게 이루지 못했다. 섣부른 도전 보다는 충분히 준비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연기 연습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도 그는 아버지의 소원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마침 2008년 초에 로스쿨 제도가 본격 시행되자 검사의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저는 원래 공부하는 걸 즐겼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꾸준히 책을 읽으면서 지식을 쌓아갔죠. 그 습관 때문인지 다시 공부를 하는 건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법조계에 진출하고픈 바람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2년 남짓한 공부를 마무리할 즈음 연기자의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첫 번째 장래희망은 결국 포기했지만, 두 번째 소망은 눈앞으로 다가왔다.
꾸준히 공부하는 연기자
백은아는 이번 드라마스페셜 출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영화 ‘선샤인’ 출연이 확정됐고, 오는 29일 첫 방영하는 KBS2 수목드라마 ‘도망자’에도 잠시 얼굴을 비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부하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저는 미흡한 점이 너무 많아요. 법 공부를 할 때처럼 연기 공부도 독하게 해볼 생각이에요. 작품 분석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가 자신감을 드러내는 영역은 ‘악역’이다. 큰 눈망울로 날카롭게 노려보는 표정은 시청자들을 압도할만하다. 그는 “저를 눈여겨본 윤성식 PD님은 표독스러운 연기가 어울릴 거라고 하셨어요. 제대로 된 악역을 선보일 자신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아버지를 향한 백은아의 사랑은 각별하다. 그는 “이제까지 저를 올바르게 키워주신 아버지를 존경해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꼭 성공하고 싶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아버지를 본받아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싶어요. 연예계 최고의 기부천사가 되는 게 소원이에요”라고 덧붙였다.
두 가지 꿈을 놓고 저울질하던 그의 삶은 이제 연예계 쪽으로 기울었다. 연기자로서의 인생은 이제 걸음마 단계. 당찬 포부를 밝힌 백은아가 어떤 결실을 맺을 지 기대된다.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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