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원의 여의도프리즘〕# 1987년 제13대 대통령선거는 노태우와 김영삼 김대중이 정면 충돌한 ‘3파전’이었다.


김영삼과 김대중은 선거 기간 내내 엎치락 뒷치락을 거듭하다, 6월항쟁의 피땀 어린 전리품인 직선제 대통령직을 12.12 군사반란 책임자 노태우에게 헌납하고 말았다.

그로부터 십년 후인 1997년 제15대 대선의 세 주역은 이회창과 김대중 그리고 이인제였다. 김종필·박태준과의 DJT연대를 극비리에 성사시킨 김대중은 이회창을 불과 39만5백57표차로 누르고 청와대에 입성한다.


한나라당을 탈당, 국민신당 후보로 나온 이인제가 획득한 4백90만 표가 없었다면 그의 승리는 불가능했다.

김영삼 김대중 정주영이 경쟁한 1992년 제14대 대선과, 이회창 노무현 정몽준이 투표일 하루 전까지 피 말리는 드라마를 펼친 2002년 제16대 대선도 3파전의 합종연횡과 변화무쌍한 구도변화를 잘 보여줬다.


#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전에 뛰어든 강운태 이용섭 정동채의 3파전도 이제 결승선이 보이고 있다. 각 후보들의 거친 숨소리가 여의도까지 들릴 정도다.


강운태의 여론조사 선두가 유지되는 가운데 이용섭과 정동채의 동반 상승세가 눈에 띈다.


경선전 초반 잠깐 거론됐던 이용섭·정동채의 단일화 변수는 이제 거의 생명력을 상실했다. 격렬한 선거전 와중에서 두 사람 간 심리적 벽이 너무 높아졌고 무엇보다 양측 모두 승리를 자신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강운태 캠프에겐 악몽이겠으나) 토요일 배심원 토론회에 둘 중 한사람만 모습을 드러낼 경우 단일후보의 승리는 거의 확실해진다. 이미 진행된 3파전 여론조사에도 불구, 강 의원과 단일후보의 양자구도는 후자에 절대 유리하기 때문이다.


‘단일화’라는 단어를 마주하니, 당사자는 잊었을 지 모를 23년 전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지난 87년 대선 직전, 미국에서 동교동까지 달려온 언론인 정동채가 김대중 평민당 대통령후보를 만난다.


“선생님, 이대로 가면 노 후보가 당선됩니다. 지금이라도 단일화 협상을 서둘러야 하지 않습니까”
한참의 침묵이 흐른 후 DJ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투- 레이트(너무 늦었어)”


# 광주는 예선이 곧 본선으로 간주되는 지역. 따라서 민주당 경선은 치열할수록 좋다는 게 중앙당의 전략이었다. 어려운 시절, 불굴의 의지로 ‘민주당을 지켜 온’ 대한민국 최고의 민주도시. 그 광주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 경선은 사상 최초로 불꽃이 튀기고 있다. 박광태 시장의 불출마 선언과 6인 후보군의 3파전 압축에 이어 경선전 최후, 최고의 변수 시민공천배심원제도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이 시간 진행 중인 당원 전수조사는 기왕의 일반 여론조사와 크게 차이가 나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당원 자체가 중장년층에 치우쳐 있고 전화 여론조사 응답률도 이들이 높은데 따른 ‘바이어스’가 예상될 정도다.


지역배심원의 경우도, 여론조사에 수렴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예측이다. 참석률이 우려되고 있으나 과열된 선거 분위기로 볼 때 크게 저조하진 않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


즉 50%의 당원 전수조사와 25%(참석률에 따라 조정)의 지역배심원 투표결과는 기존 여론조사 추세와 궤를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유일한 변수는 일각에서 '중앙당에서 선정한 외지인들'이라는 식으로 폄하하는 전문배심원의 선택(25% 내외)이다. 최근 세 후보간 지지도 차가 계속 좁혀지고 있어 전문배심원 투표결과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오는 토요일 중앙당이 쳐놓은 ‘전문·지역 배심원’이라는 쌍끌이 그물망을 강운태 의원이 통과하면, 그 자체가 이슈화 되는 것은 물론 호남권 주요 정치인으로 당 안팎의 인정을 받게 된다.


물론 이용섭 의원과 정동채 전 장관이 배심원들의 마음을 휘어 잡아 승리를 거머쥘 경우엔 더 큰 파란이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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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최후의 승자가 되든, 이번 경선이 광주시민 모두의 자긍심으로 승화되는 계기가 돼야한다. 이해당사자 간 무차별 흠집내기에 자칫 광주의 명예가 훼손될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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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일보 국장대우 dwkim@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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