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녹색경영 현장을 가다-도요타의 자연학교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자동차 회사가 자연 학교를 세운이유는. 그것도 매년 1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제조회사인 도요타 자동차의 얘기다. 도요타는 지난 2005년부터 자연학교를 운영하며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자연의 중요성과 녹색기술이 실생활에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지를 적극 알려왔다.

지난 26일 일본 중부 기후(岐阜)현에 있는 '도요타 시라카와고 자연학교'를 방문했다. 도쿄에서 신칸센 열차와 버스 등을 타고 5시간이나 가야 할 만큼 오지이지만 연중무휴로 운영되다 보니 지난 4년간 6만 명이 찾아왔다는 게 오다와 게이치 총 지배인의 설명이다.


2005년 문을 연 이 학교는 세계문화유산 '시라카와고 갓쇼즈쿠리(合掌つくり)' 부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하쿠산(白山)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겨울철이면 어른 머리끝까지 이를 정도로 폭설이 내려 전통가옥인 '시라카와고 갓쇼즈쿠리'는 억새풀 지붕을 50도 경사로 가파르게 만들어 눈이 바닥으로 바로 떨어지는 구조로 돼 있다.

도요타가 이곳과 인연을 맺운 이유는 사실 바로 전통 가옥 갓쇼즈쿠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일본도 점차 도시로의 이농현상이 심화되면서 전통 가옥을 버리고 떠나는 농민들이 많아지면서 갓쇼즈쿠리는 폐가로 전락할 위기에 빠진다.

도요타는 전통가옥을 보호하기 위해 1973년 이곳을 구매해 사원들의 연수원으로 활용하다가 1981년 5-6미터가 넘은 적설량으로 갓쇼즈쿠리의 상당수가 파손되면서 20년간 방치했다.


이후 이곳에 대한 개발 논의가 서서히 이뤄지면서 오토캠프장과 골프장 시설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2000년 자연학교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2005년 시라카와고 자연학교가 문을 열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우선 주민반발이 극심했다. 주변지역이 세계문화유산 지정 구역이다 보니 100가구 남짓한 원주민들은 관광객들을 상대로 숙박업과 음식점 운영으로 생계를 유지해왔는데 숙소와 레스토랑, 교육 시설을 겸비한 자연학교가 문을 열 경우 피해가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올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학교 건설 계획이 잡히자마자 자사 직원과 지역 원로, 비영리단체(NPO)로 된 위원회를 구성해 원주민들을 설득했다. 2005년 학교 건축에만 300억엔(한화 약 3500억원)을 쏟아 부었다.


위원회는 원주민들이 받고 있는 숙박비보다 높이 받고, 레스토랑에서 일식(日食)은 제공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도요타 쇼이치로(豊田章一郞)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지와의 적극적인 '공생'관계를 유지해 나아가겠다며 주민들의 마음속을 파고들었다. 이 같은 도요타의 '공생' 전략은 원주민들을 감동시켰고 5년간의 설득 끝에 2005년 드디어 '시라카와고 자연학교'가 문을 열었다.

◆녹색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


도요타가 지역주빈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년간 공들여 자연학교를 세운 데는 말 못할 고민이 있었다. 바로 매연과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자동차를 제조하는 회사로서의 이미지를 변화였다.


몇 년 전부터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에너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오히려 환경문제를 성장의 제약 조건이 아니라 성장동력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자동차업계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즉, 환경문제가 부담스러운 과제이며 의무이기도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선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의 장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선두주자는 소위 친환경차로 대표되는 하이브리드 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다. 도요타는 탄소 배출을 증가시키는 자동차를 제조하는 회사인 동시에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어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회사라는 이중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자연학교도 도요타의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제고시키기 위함이다. 도요타는 이미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카인 프리우스를 상용화 시켜 친환경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개선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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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가 특히 자연체험과 함께 다양한 녹색기술을 접목해 학교를 지어 자연친화 기업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매년 큰 눈이 내리는 자연환경을 이용해 눈을 창고에 보관해 여름 내내 에어컨으로 활용을 한다든지, 해발 2700미터의 하쿠산 정상에 환풍기를 설치해 지하 파이프를 통해 시원한 공기를 객실에 공급하는 등 녹색기술을 십분 활용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 시라카와고 자연학교'는 이런 자연환경을 십분 활용해 방문자들에게 환경의식을 계발하고 기업의 친환경이미지 제고를 동시에 추구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도요타 외에도 일본 내에서 자연학교를 운영하는 곳은 혼다자동차와 후지제록스 2곳이다. 두 기업 모두 환경과 밀접한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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