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비정규직법이 노동계의 핫이슈였다면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복수노조 설립 허용 및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는 하반기 최대 현안이다.
하지만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의 의견이 제각각인데다 이렇다할 합의점조차 내놓지 않고 있어 일선 산업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997년 제정된 현행 노동법상 노동조합 및 노사관계조정법은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을 금지하고 복수노조 허용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의 반발로 세 차례 시행유보를 거쳐 13년을 끌어왔다. 2009년 12월31일까지 법 개정이 되지 않는다면 내년 1월1일부터는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복수노조 허용과 관련, 가장 큰 현안은 교섭창구의 단일화다. 현행법은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되기 전까지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법이 시행된다면 사측은 각 노조와 일일이 협상에 나서야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노조는 2인 이상이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는데 회사가 이들 모두과 교섭을 벌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며 "복수노조가 허용된다면 교섭창구만은 단일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파업과 교섭비용 증가로 기업의 노사문화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과반수 이상의 조합원이 가입된 노조가 반드시 존재하는 등 별도의 절충안이 없다면 법 시행 이후 산업현장은 더욱 혼란스러워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노동계는 교섭은 반드시 자율로 형태로 이뤄져야 하며 따라서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교섭창구 단일화는 노노간 갈등을 야기시킬 게 분명하다"며 "단체교섭권을 제한하는 위법으로 자율교섭방식을 보장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임자 임금 지급의 경우, 노동계와 사용계간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경영계는 복수노조를 허용하면 전임자 임금 지급도 당연히 금지되야 한다는 주장하고 노동계는 전임자 임금 지급 조항이 삭제되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중소기업 같은 노조의 재정자립도가 낮은 사업장에서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이 금지될 경우 사실상 노조활동 자체가 마비된다"며 "입법관여가 아닌 노사자율로 결정해야 하는 사안으로 법에서 반드시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더 이상은 미룰 수가 없다'는 입장으로 그 어느때보다 시행 의지가 강하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최근 마지막 간담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는데 신임 장관에게 넘겨주게 됐다"며 아쉬워 하면서도 "장관이 바꼈다고 정책기조가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법 시행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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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사간 기싸움으로 절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노동시장 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어 비정규직법의 전처를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성희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가 고용시장을 비롯한 경기회복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노사양측이 모두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합의점을 도출해 내기까지 진통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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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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