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가 갑자기 크지 않는다는 얘기는 뼈가 골화되어 이미 성장판이 거의 닫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늦었다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속담은 키 성장에서는 성립되지 않는다. 이미 닫힌 성장판은 다시 열릴 길이 없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벼락치기 공부를 하지 말라고 누누이 말하지만, 사실 부모들도 아이 키에 대해 벼락치기 식으로 때가 되면 어찌 되겠거니 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성조숙증과 성장클리닉을 진료하는 서정한의원의 박기원 원장(의학·한의학 박사)은 이때가 되면 치료 시기도 이미 늦은 경우가 많고 치료를 하더라도 기대치가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전후를 중심으로 한번쯤은 성조숙증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곳에서 성장정밀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전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생후 2년까지는 쑥쑥 자란다. 아이가 쑥쑥 자라는게 눈에 보이기도 하거니와 특히나 첫애라 엄마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라면 몇 개월 단위로 얼마나 컸는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소아발육곡선에서 1cm만 작아도 이유식 식단을 어떻게 바꿔줘야 하나, 대체 뭐가 문제인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 버리면 “때가 되면 어련히 알아서 클까.”라는 생각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아이 키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일년에 평균 4cm 크는 아이와 5cm 크는 아이의 키 차이는 일년 단위로 보면 큰 의미는 없어 보이지만, 실제 아이가 입학할 즈음에는 6cm 이상의 큰 격차가 생긴다.
입학식 날 키에 따라 줄을 서고 번호를 받을 때 아이가 1번을 받게 되면 엄마의 속상한 표정은 우거지상이 되어 버린다. 옆에서 누군가 “어렸을 때 작았던 아이들이 나중엔 훨씬 많이 큰다”며 위로해도 쉽게 풀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때 결심한 키 키우기 프로젝트도 얼마 못가 흐지부지 되어 버리고, 아이는 어느덧 고학년으로 접어든다. 어린 아기 같기만 했던 아이가 가슴이 봉긋해 지거나 목소리가 변하기 시작하면 엄마들은 그때서야 허둥대며 ‘이 일을 어찌 하나’ 하고 성장 클리닉을 전전하지만 성장판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면 성장치료로 더 키울 수 있는 키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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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사춘기가 너무 일찍 찾아와버리는 것.
사춘기가 지나면 키가 쑥쑥 자라는 시기는 사실상 끝난다. 사춘기가 찾아오고 키 성장이 갑자기 멈춰버린 듯 속도가 크게 둔화 되었다면 자연적인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아이가 공식에 따라서만 커 준다면 좋겠지만 사춘기의 시작과 끝은 골연령, 체지방량, 체중, 식습관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아이마다 시기가 각기 틀리다. 출생 직후 50cm 내외로 단 몇 센티 정도 밖에는 나지 않았던 키 차이가 사춘기를 거치며 누구는 165cm, 누구는 180cm로 크게 벌어지게 되므로 아이의 성장 속도가 연중 5cm 이상으로 빠르거나, 4cm 이하로 더딜 때는 성장정밀 검사를 반드시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진우 기자 jinu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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