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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걸에 밀린 남성, 지금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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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걸'은 이미 시대의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공부도 잘하고 리더십도 뛰어난 여성을 가리키는 이 말이 등장한지도 벌써 3년이 지나가고 있다. 흐른 시간 만큼 이제는 '여성 성공'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1970~80년대에만도 여자아이가 초등학교에서 반장을 하게되면 성격이 무척이나 활발하던지 소위 강단이 있는 여자아이로 통했다.

'남여칠세부동석'과 같은 유교주의에 대한 평가는 역사의 문제지만 알파걸의 등장으로 어느 순간 여성보다 하위로 자리잡고 있는 남성은 그저 '못난놈'으로 취급할 수 만은 없게 됐다.

알파걸이라는 용어는 2006년 미국 하버드대 아동심리학 교수인 댄 킨들러 교수가 출간한 '새로운 여자의 탄생-알파걸'에서 처음 사용됐다. 당시에는 학업,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자에게 뒤쳐지지 않는 엘리트 소녀를 지칭했던 말로 쓰였다.
3년이 지난 현재 알파걸은 전 사회에 걸쳐 이미 익숙한 존재가 됐다. 어느 직장에서든 여성 동료를 찾아볼 수 있고, 특정 직업군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의 진출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류학자들은 육체의 사용 빈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기계 문명의 등장으로 육체적으로 우월하던 남성들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상대방의 감성에 호소하거나 감성을 이끌어내 자신의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감성 경영이 주목받으면서 남성들 보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성평등을 주장하는 여성주의 운동이 가세, 성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

그래서 알파걸은 탄생했다.

▲'알파걸? 그건 옛말이고'

작년 서울시에서 뽑은 7~9급 신규 공무원 1833명 가운데 여성은 1132명이다. 61.8%로 합격자 10명 가운데 6명이 여성이다.

이미 여성의 사회진출은 분야를 막론하고 활짝열렸다. 심지어 '금녀의 공간'이던 육군사관학교는 1998년부터 정원의 10% 안에서 여성 생도를 뽑기 시작했다. 최근 5년간 육사 입학 경쟁률은 남학생(17.4대1)보다 여학생(35대1)이 두 배쯤 높았다.

또 산업인력공단이 작년 국가기술자격 필기시험에 응시한 10만5천명의 수험자를 대상으로 합격률을 분석한 결과 성별 합격률은 여성이 58.8%로 남성 44.2% 보다 무려 14.6%가 높게 나타났다. 이 가운데 주부의 합격률이 69.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했다. 세대를 뛰어넘어 알파걸이 대세다.

평소 시간이 많은 가정주부라고 해서 이들이 집안 청소와 빨래, 음식장만, 자녀 뒷바라지에 보내는 시간을 생각해본다면 결코 시간적인 여유가 많기 때문에 합격률이 높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경제적 생활에 절박함도 원인이겠지만 그 많큼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싶어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대규모 여성 진출로 사회에서 여성의 성공스토리는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다. 특히 첫 여성 임원 탄생이나 여성CEO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관심 높은 기사꺼리로 취급받고 있다.

▲알파보이가 등장할 수 없는 이유

알파걸의 등장에 상처받고 있는 것은 알파걸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알파보이'가 되지 못한 남성들이다.

최근 서울시 공무원에 합격한 김모씨(29)는 "자주는 아니지만 여성 동기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위축받게 되는 일이 많다"며 "업무 외적으로 여성의 심리에 대해 이해하지 못해 답답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감정적이기 때문에 업무 스타일이 틀리면서 생기는 문제를 이야기했지만 그 속사정에는 다른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직장 2년차인 한모(32)씨는 "상급자가 업무를 지시하거나 회의를 진행할 때면 여성을 먼저 위한다는 배려로 남자인 내게 불이익이 될때가 많다"며 "육체적인 일을 하거나 회식 등에서도 남자로서 역(逆)성차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가기 싫은 술자리에 남자라는 이유로 따라가야할 때 가장 억울하다고 했다. 또 같이 있던 여자 동기는 일찍 집에 보내는 모습에서 부러움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성장 환경에서 가장 차이점이 군대에서 발생한다. 2년 남짓 군대 생할을 통해 남성들은 사회감각이 떨어지게 되고 그 동안 배웠던 내용들과도 멀어지게 되기 때문.

얼마전 군대를 재대하고 대학교 복학을 앞두고 있는 지모(24)씨는 "군대를 다녀오고 난 뒤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하는 점 때문에 손해는 보는 느낌"이라며 "여자들 나름대로 고민을 가지고 있겠지만 예비역의 고민을 짐작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들은 알파걸에 대해 사회적인 환경 때문이라고 했다. 남여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들로 인해 오히려 역차별이 발생한다는 것. 또 기존에 기득권을 가진 남성들에게 여성이 쉽게 다가설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직장인 최모(35)씨는 "가끔 아버지뻘인 직장 상사들은 일부 여직원들을 아끼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며 "능력외에도 붙임성 있는 좋은 성격은 여성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무기"라고 말했다.

반대로 최근에는 남성들도 여성성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고 있다. 감성적인 여성성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조화하느냐에 따라 사회적인 성공을 더 쉽게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더 나아가 남성적인 성향만을 강조하면 쉽게 말해 '인기'가 없다. 얼마전까지 불었던 꽃남 열풍이나, 미중년(나이가 먹었지만 미소년 같은 아저씨를 지칭하는 신조어)도 사라져가는 남성성을 표현하고 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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