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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묻지마 투자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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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선을 타고 흘러 나오는 초보 개인투자자 A씨의 목소리가 다급하다. 자신이 보유중인 종목이 정리매매대상으로 퇴출될 것이란 뉴스를 접했다며 어찌 된 영문인지를 따져 물었다. 불과 2년… 전 주당 2000원에 샀던 종목이 이제는 껌값도 안되는 수준으로 떨어진 현실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펀더멘털 하나는 내로라 하는 기업 못잖게 탄탄하다"던 동료의 '강추'에 쌈짓돈을 털어넣었던 그다.

A씨처럼 이 같이 황당한 상황에 처한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KRX)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종목 중 21개의 정리매매가 시작된 탓이다. 유가증권시장의 3개 종목을 포함한 이들 기업은 정리매매 기간이 끝나면 주식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정리매매가 진행중인 종목을 살펴보면 주가는 대략 20원에서 80원 정도. 아무 문제 없던 때에 비교하면 이미 100분의 1 토막 수준. A씨처럼 팔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정리매매 기간에 처분하지 못한다면 장외시장으로 가거나 휴지조각으로 없는 셈 치고 포기해야 한다.

A씨는 "정리된 종목이 되살아나기를 기대할 수 있겠냐?"며 맥없는 질문을 추가한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A씨 같은 투자자들이 일말의 기대를 가질 법도 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패자 부활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최종 퇴출 결정을 받아 정리매매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애초 그럴만한 이유가 있던 회사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지적이다. 일시적 위기로 회사가 어려워져 상장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

꺼진불만 다시 볼 게 아니라 묻어둔 내 주식도 다시 살펴볼 때다. 지인의 추천에 묻지마 투자한 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막연히 묻어두면 오르겠지했던 종목의 미래 성장성은 지금도 유효한 지 말이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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