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업계 2, 3위인 르네사스테크놀로지와 NEC가 내년 봄 경영 통합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또 다른 진영인 도시바와 후지쯔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반도체 업계 1위인 도시바는 지난해 NEC와 경영통합을 목표로 협상에 나서 올 1월에는 합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양측은 경영전략과 구조조정 등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통합협상은 최종 결렬됐었다. 후지쯔 역시 NEC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하지만 르네사스와 NEC가 인텔, 삼성에 잇는 업계 세계 3위를 목표로 통합에 나선 이상 나머지 업체들도 규모 확대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도시바의 니시다 아쓰토시(西田厚聰) 사장은 "부진한 LSI(대규모 집적회로) 부문을 분사화해 적극적으로 사업재편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시장에서는 도시바가 NEC와의 통합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도시바에서 등돌린 NEC가 르네사스와 통합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데 대해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승산없는 게임"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세계적 불황으로 올해 반도체 수요는 전년보다 20% 이상 침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에 맞서려면 연간 수천억엔 규모의 설비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즈호 인베스터즈 증권의 이시다 유이치(石田雄一) 수석 애널리스트는 "양사의 통합으로 매출 규모면에서는 단숨에 세계 3위에 오를 수 있지만 수익력으로는 인텔·삼성에 훨씬 뒤진다"며 "통합 전에 생산라인과 인원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선두 기업들을 따라 잡으려면 일본 국내는 물론 국경을 초월한 재편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이치 애널리스트는 "향후 해외 메이커뿐 아니라 파나소닉처럼 자사의 제품에 쓰기 위해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는 업체들도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피다메모리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D램만 취급해온 기업으로 대만 기업과 단독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

반도체 불황 극복에 실패한 해외 반도체업체 가운데선 D램 부문 세계 5위였던 독일의 키몬다가 1월에 문을 닫았고 3월에는 플래시메모리 업체인 미국의 스팬션도 파산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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