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진출한 수출기업들의 철수와 이에 따른 직원 해고가 중국내 실업문제를 야기하며 글로벌 경제의 악순환을 낳고 있다.
이를 두고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베이징사무소장은 "금융위기 여파로 인한 글로벌 수요의 급감이 곧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축소와 실업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수출기업들도 두번 울고 있다.
1~2년전 ▲신노동법 적용 ▲세제혜택 폐지 ▲에너지·환경 감독 강화 등 기업들 입장에선 '1차 충격'으로 불릴 만한 악재들의 연속이었다면 최근들어 ▲위안화 평가절상 ▲글로벌 수요 급감에 따른 수출위축이라는 '2차 충격'이 기업들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수출기업들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철수 아니면 해고다.
불경기를 견디다 못한 기업들은 철수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롭자 치욕적인 야반도주의 멍에를 뒤짚어쓰는가하면 조금 더 버틸 요량인 기업들은 사람 자르기에 나서고 있다.
허성무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차장은 "철수에 대한 주의가 잇따르자 해고 관련 문의를 하는 한국 기업들이 부쩍 늘었다"며 "특히 보상금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실업, 더이상 내부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중국인들간 안부를 묻는 인사가 '주가(株價) 어떠냐'는 것이었다면 올해는 '일자리 좀 알아봐달라'는 부탁이 많다.
여러가지 문제로 골치가 아픈 중국이지만 최대 화두는 단연 실업 문제다.
경제발전 단계상 노동자 계급이 대부분 농민과 단순노동직으로 구성돼있는 중국에서 실업자들이 만약 폭동을 일으키거나 할 경우 체제 불안으로까지 파장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실업 문제는 더이상 중국만의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거대한 제조공장인 중국의 실업률 폭등은 중국에 많은 투자를 감행한 글로벌 기업들과 밀착연결돼있기 때문이다.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인구노동경제연구소의 차이팡(蔡昉) 소장도 "올해 실업률은 글로벌 기업들의 해고 여부와도 관련이 깊다"고 언급했다. 중국에서 수많은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량을 줄여나갈 경우 실업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글로벌 기업들 해고 바람에 동참= 우려는 벌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일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상하이 반도체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로써 종업원 2000여명이 해고 통지를 받았다.
해고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의 항의 소동은 이전부터 중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말 광둥성 후이저우시(惠州市)에서는 일본계 정밀부품업체가 공장인력 240명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하자 회사 정문을 둘러싸고 격한 항의시위를 벌였다.
그 정도는 약과다. 광둥성 둥관시(東莞市)의 한 완구공장에서는 노사문제로 충돌한 노동자 500여명이 공장 정문에 집결해 경찰과 대치하다 경찰차량 5대를 뒤집어엎고 공장 사무실에 칩입해 유리창과 컴퓨터 등 설비를 파손한 일도 발생했다.
◆기업 문제가 외교 분쟁으로 비화 우려= 기업들의 무단철수와 관련, 중국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대만·홍콩의 비정상 철수 외국기업 문제를 외교적 차원에서 해결하겠다며 벼르고 나섰다.
중국 당국은 "이들이 들어올 때는 각종 비용혜택을 받으며 좋아하더니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경영진들이 직원들 봉급도 주지 않고 나몰라라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비난을 가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도 야반도주하는 외국기업들은 윤리가 없는 배은망덕한 기업들이라며 보다 규제를 강화해야한다고 앞다퉈 비난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기업들이 힘들어지자 고용불안을 느낀 종업원들이 갖고 있던 회사에 대한 불만도 덩달아 자취를 감추는 경향도 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지난해초 중국 노동자 권익을 강화하는 신노동법이 시행되면서 많은 한국기업들이 바짝 긴장했지만 현재로선 효력이 유명무실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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