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10년…서울 도심 속 '오아시스'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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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청계천 복원 10년을 돌아보다(上)


10월1일이면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청계천이 복원된 지 10년을 맞는다.

고가도로 아래 악취 풍기는 오ㆍ폐수가 사라진 것만으로도 만족해하는 시민이 많다. 관광객이 몰려들고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늘어나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는 청계천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다.


그런가 하면 부정적 측면도 공존한다. 청계천변에 몰려있다가 복원사업으로 인해 밀려난 상인들 중 상당수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주상인들이 재정착에 실패하면서 '미완의 성공'이라는 지적이 있다. 복원 10년을 맞은 청계천 안팎을 돌아봤다. <편집자주>

'시냇물의 기적'…광교사거리 땅값 2배 오르고 시민 1억9000만명 나들이
청계광장~성동구 신답철교 5.84㎞ 2년3개월간 복원 후 관광객 집객 효과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원다라 기자] "서울숲이나 선유도도 유명하지만 평소 직장인이 시간 내서 찾기는 어렵죠. 도심에서 산책을 즐기기엔 청계천이 딱입니다. 직장인에게 숨통을 틔워주는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죠."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변. 섭씨 29도에 가까운 가을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청계천변에는 적지않은 시민들이 점심시간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청계천 바위에 앉아 책을 읽는 이들, 한 손에 커피 한 잔을 쥐고 가볍게 산책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곁에는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청계천이 삶의 여유를 찾게 해준다고 입을 모았다. 6개월 된 자녀와 함께 냇물에 발을 담그고 있던 김진관(41ㆍ여)씨는 "10년 전에는 고가도로로 뒤덮여 접근하기도 힘들었다"며 "청계천이 복구된 이후로는 도심 속에서 물고기도, 나무도, 물도 만날 수 있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찾은 원성호(58)씨는 "지금은 바람도 불고, 물소리도 들을 수 있는 공간이어서 좋다"고 전했다.


청계천 복원은 서울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역사'였다. 1990년대 초반부터 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던 '청계천 복원론'은 2002년 지방선거 때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으로 탄력을 받았다.


이어 서울시는 2003년 7월부터 2년3개월간 3867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현(現) 청계광장~성동구 신답철교 사이 5.84㎞ 구간의 복원을 완료했다. 50년만에 청계천이 도심 하천으로 기능하게 된 것이다. 이곳에는 25만2000㎡의 녹지에 283만9000본(本)의 식물이 이식됐다. 또 12.04㎞의 산책로가 조성됐다. 조선시대부터 유래된 광통교ㆍ오간수교 등 25개의 다리와 광교갤러리 등 각종 문화시설이 마련됐다.


친수환경이 조성되면서 차(車)가 지배하던 청계천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청계천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이 집계한 10년간 누적 청계천 방문객 숫자는 1억9144만9000명(올 8월 말 기준)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1870만9000명이 청계천을 찾았고, 청계천이 시작되는 청계광장에서는 102건에 달하는 각종 문화ㆍ캠페인 등이 개최됐다. 동절기나 장마철을 제외하고는 연중 내내 문화 행사의 장(場)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청계천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주요 관광지 중 하나로도 역할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20.4%는 청계천과 광화문광장 일대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에는 81만4000명의 외국인이 청계천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외국인들이 몰리는 동대문시장 청계천변은 각종 화장품 가게 등이 성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청계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에는 특히 중국, 태국, 일본인들이 많은 편"이라며 "전체 청계천 방문객의 5%는 외국인"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인 관광객 엘릭스(Alexㆍ29)씨는 "동대문에서 청계광장까지 걸으며 공구상가 등을 구경했는데 서울의 진짜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재탄생을 통해 시민이 많이 찾는 공간으로 변한 청계천은 일대의 땅값 지형도 역시 바꿨다. 서울시 토지정보시스템(http://klis.seoul.go.kr)에 따르면 광교사거리 인근 상가의 공시지가는 계획 수립시기인 2002년 3.3㎡당 1160만원에서 올해 2509만원으로 116% 상승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동대문시장 일대의 경우 같은 기간 650만원에서 1605만원으로 146%나 올랐다.


광교 인근의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종로통의 빌딩들은 건축한 지 50년도 넘은 곳이 대부분"이라며 "청계천이 상권의 사활을 결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지가에) 영향이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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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의 효과도 크다. 시에 따르면 청계천 공사 후 청계천 일대의 미세먼지 오염도는 60㎍/㎥에서 55㎍/㎥ 수준으로 경감됐다. 평균기온이 서울 전체보다 5도 이상 높게 나타나는 '열섬현상'을 보였던 이 일대의 여름 온도는 최대 10~13%까지 낮게 나타난다. 한 여름 기온이 30도라면, 26~27도로 도심속 에어컨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양재섭 서울연구원 도시재생연구센터장은 청계천의 성공요인에 대해 "1990년~2000년대 들어 이전과 달리 도심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인사동ㆍ청진동 등 역사적 기억을 가진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특히 낡고 보수비용이 많이 드는 고가도로 대신 자연을 직ㆍ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하천에 시민들이 관심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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