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청실-단국학원 일조권 분쟁 법정 소송 비화
-관련 법규정 사실상 전무..최근엔 초고층 빛반사 소송도


삼성물산이 시공중인 대치동 청실 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뒷편에 보이는 게 단대부중, 단대부고, 단국공고 등 단국학원이 운영하는 학교다.

삼성물산이 시공중인 대치동 청실 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뒷편에 보이는 게 단대부중, 단대부고, 단국공고 등 단국학원이 운영하는 학교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일조권 문제가 주택시장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 재건축 조합과 인접한 단국학원간의 일조권 분쟁이 법정 소송으로 비화하면서다.

30층 안팎 고층 아파트 건축이 늘어나면서 일조권 분쟁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급증하고 있지만 관련 법 규정이 명확치 않아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단국대 부속 중ㆍ고교와 단국공고를 운영하는 단국학원은 청실아파트 조합을 상대로 조만간 공사중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조합은 이에 대해 민사조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조합과 단국학원은 강남구청 분쟁조정위를 통해 세 차례 만남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조합 관계자는 "최종 22억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제시했으나 단국학원이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법원이 실제 공사중지 명령을 내릴 경우 조합은 완공시점 지연에 따른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학원측의 요구대로 층수를 최고 36층에서 20층으로 낮추거나 교실 100실의 신축 이전 비용 부담 요구를 받아들이기도 힘든 상황이다.


양측의 분쟁이 법정 소송으로까지 비화된 것은 기본적으로 일조권 관련 법규정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서다. 건축법 상에 동간 거리와 동짓날을 기준으로 한 일조시간 등 최소 규정만 있을 뿐 구체적인 조항이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건축심의란 행정절차를 거치고도 공사중지 가처분 소송이나 손해배상 소송 등 민사관련 법정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민의 윤홍배 변호사는 "건축심의는 최소 요건을 충족했다는 의미"라며 "일조권 관련 소송은 일본의 판례를 준용해 사실상 법원의 판단에 따라 모든 게 좌우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0년대 중반부터 잇따른 관련 소송으로 국내에서도 충분한 판례가 축적된 상황"이라며 "이를 근거로 보다 정밀한 관련 법규 제정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청실아파트와 단국학원간의 분쟁은 2008년 제정된 '학습보건법'이 불씨가 되기도 됐다. 학교 일조권 등의 기준을 관할 교육감이 정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2011년 당시 서울시 교육감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건축법 상의 기준을 학교에도 그대로 적용키로 하면서다. 보통 학교의 경우 아파트와는 달리 24시간 상주하는 게 아니어서 비교적 완화된 기준이 적용돼 왔다.


일조권 분쟁은 저층 아파트 단지를 용적률을 늘려 고층으로 재건축하는 과정에서 본격화 됐다. 2004년 서울 강남구 도곡주공(5층)을 25층 안팎의 렉슬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과정에서 인접한 진달래 아파트와의 분쟁이 대표적이다. 당시 렉슬 조합은 진달래 아파트 주민들에게 총 100억원 이상의 배상금을 지불했다.


지난해엔 부산 해운대 경남 마리나 아파트 주민들이 맞은 편 해운대 아이파크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빛반사' 피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일조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72층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인 아이파크의 커튼월 유리에 반사된 빛 때문에 여름 냉방비 증가 등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경남 마리나 주민들의 주장이다.

AD

이 또한 관련 법 조항이 전혀 없어 법원도 판결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부산대 의과대학에 빛반사 피해에 대한 연구를 의뢰한 상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당초 일조권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었다"며 "1심에서 패하자 빛반사 피해를 포함한 2심을 청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익 기자 windo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