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0달러 기본 소득 실험한 올트먼 "기본소득보다 AI 부의 공유 필요"
3년간 저소득층 3000명 대상 현금 지급
소비 늘었지만 건강·복지 개선 제한적
현금 지원 넘어 AI 경제 참여권 논의로 확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한때 강하게 지지했던 보편적 기본소득(UBI)에 대해 한발 물러선 입장을 내놨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노동시장 변화가 빨라지는 가운데, 단순 현금 지급만으로는 향후 사회가 직면할 불평등과 부의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6일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달 30일 올트먼이 더 애틀랜틱의 니콜라스 톰슨 CEO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더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예전만큼 강하게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올트먼은 고정된 현금 지급이 "유용하고 어떤 면에서는 좋은 아이디어일 수 있다"면서도, AI 확산으로 노동과 자본의 균형이 바뀌는 다음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공유된 상승분에 대한 집단적 정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트먼이 기본소득 자체를 전면 부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의 최근 발언은 AI 시대의 사회안전망 논의가 '얼마를 현금으로 지급할 것인가'에서 '누가 AI 경제의 생산수단과 성장 이익을 소유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년간 월 1000달러 지급 실험, 현금 지급 효과와 한계 동시에 보여줘
올트먼은 그동안 실리콘밸리에서 UBI 논의를 이끌어온 대표 인물로 꼽혀왔다. 그는 비영리 연구기관 오픈 리서치(OpenResearch)를 통해 미국 텍사스와 일리노이주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대규모 현금 지급 실험을 지원했다. 2020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21~40세 참가자 3000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1000명은 매월 1000달러를, 비교군 2000명은 매월 50달러를 받았다. 알트먼은 해당 실험을 위해 사비 1400만달러를 포함해 총 6000만달러 규모 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트먼은 그동안 실리콘밸리에서 UBI 논의를 이끌어온 대표 인물로 꼽혀왔다. 그는 비영리 연구기관 오픈 리서치(OpenResearch)를 통해 미국 텍사스와 일리노이주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대규모 현금 지급 실험을 지원했다. 픽사베이
원본보기 아이콘실험 결과는 현금 지급의 효과와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 월 1000달러를 받은 참가자들은 지출을 늘렸고, 추가 지출은 주로 식비와 주거비, 교통비 등 기본 생활비에 집중됐다. 와이어드는 오픈 리서치 결과를 인용해 참가자들이 현금을 주로 기본적 필요를 충족하는 데 사용했다고 전했다.
다만 현금 지급이 삶의 질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는 뚜렷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실험 결과 수급자의 소비는 증가했지만 의료 접근성이나 전반적 건강·복지 개선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제한적이었다고 짚었다. CBS도 해당 연구에서 월 1000달러 지급이 수급자 소득의 약 40% 증가에 해당했지만, 노동 참여나 건강 지표에서 극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현금 지급 넘어 'AI 성장 이익 공유'로 무게 이동
올트먼의 관심은 이제 단순한 현금 재분배보다 AI가 만들어내는 부의 생산 구조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는 앞서 개인에게 AI 컴퓨팅 능력의 일부를 제공하고 이를 사용·판매·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해왔다. AI 서비스가 제한적이고 비싸질 경우 기존 부유층이 더 많은 접근권을 확보하면서 계층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오픈AI 측은 최근 공개한 정책 문서 '지능형 시대의 산업 정책'에서 모든 시민이 AI 기반 경제 성장의 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공공자산 펀드(Public Wealth Fund)를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오픈AI도 지난 4월 공개한 정책 문서 '지능형 시대의 산업 정책'에서 모든 시민이 AI 기반 경제 성장의 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공공자산 펀드(Public Wealth Fund)를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오픈AI는 이 펀드가 금융시장에 투자하지 않은 시민에게도 AI 성장의 지분을 제공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실직 노동자 대상 기본소득도 미국서 실험
이 가운데 AI로 일자리나 소득 기회를 잃은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기본소득 실험도 미국에서 시작됐다. IT 뉴스레터 '블러드 인 더 머신'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비영리단체 AI 커먼즈 프로젝트와 왓 위 윌(What We Will)이 'AI 배당금(AI Dividend)' 프로그램을 통해 AI 영향을 받은 노동자 25~50명에게 1년간 매월 1000달러를 조건 없이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초기 자금으로 30만 달러를 확보했으며, 주최 측은 올해 총 300만달러 지급을 목표로 주요 AI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기즈모도 역시 이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AI 배당금'이라는 명칭 자체가 AI 확산에 비판적인 이들에게는 반감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일자리를 위협한 뒤 그 피해를 보상하는 방식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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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AI 시대의 분배 해법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현금 지급은 단기 충격을 완화하고 기본 생활을 지탱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AI가 창출하는 부와 생산성 향상이 소수 기업과 자본 소유자에게 집중될 경우 보다 구조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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