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해 27개 대회 2승 합작 전부
코다와 리디아 고 9승 수확 ‘2인 체제’
국내 선수 LPGA투어 진출 ‘주저’
기량 평준화, 상금 증액 동기 부여
‘아! 옛날이여’.
가수 이선희의 노래 제목이 아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속마음이다. 한 해 15승씩을 쓸어 담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
올해 LPGA투어는 26개 대회를 소화했다. 이 가운데 한국 선수들의 우승은 2승이 전부다. 양희영이 지난 6월 23일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신고했고, 유해란은 지난달 1일 FM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올렸다. 이제 남은 대회수는 7개다. 한국 선수들이 몇승을 추가할지는 모르지만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
한국은 구옥희가 1988년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처음으로 우승했고, 올해 유해란이 정상에 올라 LPGA투어 통산 212승을 합작했다. 한국은 2015, 2017, 2019년이 전성기다. 무려 15승씩을 쌓았다. 특히 2017년엔 무려 11명이 챔피언을 배출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하락세다. 2020, 2021년 7승씩, 2022년 4승, 지난해 5승에 그쳤다. 올해는 더 적은 승수가 예상된다. 주변에선 ‘선수들이 배가 불렀다. 헝그리 정신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 4월 은퇴한 유소연은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한다.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얘기"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세계 여자 선수들에게 동경의 국가였다. "한국 선수들을 닮고 싶다. 훈련하는 방식을 배우고 싶다"는 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옛 이야기다. 이젠 도전자의 입장이다. 한국 선수들이 LPGA투어 중계 화면에 잡히는 시간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관심 밖이라는 의미다.
‘새로운 피’가 공급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한국 선수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국내 선수들은 LPGA투어를 선호하지 않는다. 사서 고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올해 31개 대회, 총상금 약 332억원 규모로 치러지고 있다. 역대 최대 총상금이다. 대회당 평균 총상금도 약 10억7000만원이다. LPGA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보장도 없다. 세금과 경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해외 진출 시 후원사도 떨어진다. 국내에서 부와 명예를 누리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압도적인 기량을 갖춘 선수의 부활도 한국의 우승 기회를 막고 있다. 전반기에는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가 6승을 올리며 투어를 호령했다. 후반기엔 세계랭킹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파리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메이저 대회 AIG 위민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올해 거둔 승수는 3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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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기량의 평준화도 한국의 무더기 우승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 11승을 합작하는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태국(5승), 뉴질랜드(3승), 호주, 일본(이상 2승), 스웨덴, 중국(이상 1승) 등이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상금액 증액도 한몫했다. 올해 LPGA투어는 33개 대회, 총상금 1억1800만 달러 규모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미국골프협회(USGA)의 도움으로 상금을 더욱 키워 선수들의 동기 부여를 자극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주름잡던 전성기는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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