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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재주는 트럼프가, 실속은 시진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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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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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17일(현지시간) 중국이 2028년까지 연간 최소 170억달러(약 25조5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내용을 포함한 미·중 정상회담 결과 팩트시트를 공개했다. 양국은 향후 무역 관련 논의를 담당할 무역위원회 설치에도 합의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희토류 공급망 문제에 대한 중국 측 확답이나 구체적인 관세 인하 합의 등 핵심사안에 대한 돌파구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백악관 "역사적 성과"라고 말했지만

이날 공개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중국과 역사적 합의 성사(President Donald J. Trump Secures Historic Deals with China)'라는 제목의 백악관 팩트시트에 따르면, 중국은 2026~2028년 매년 최소 17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부산 정상회담 당시 약속한 미국산 대두 구매 물량 외의 추가 약속이다. 2028년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의 사실상 마지막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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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은 미·중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설립에도 합의했다. 백악관은 무역위원회가 "비민감 상품(non-sensitive goods)" 교역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중국 상무부 발표 내용에 따르면, 무역위는 특정 제품에 대한 상호 관세 인하와 함께 농산물 등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 인하 협상을 담당한다. 앞서 한 외신은 각각 약 300억달러(약 45조원) 규모의 비민감 품목 관련 관세 인하를 양국이 논의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이번 미·중 발표 모두에서 구체적인 품목, 금액, 물량 세부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백악관이 소개한 다른 성과는 미국산 소고기 수출 규제 완화다. 중국은 등록이 만료된 미국 쇠고기 시설 400곳 이상의 수출 허가를 갱신하고 신규 등록도 추가하기로 했다. 미국 규제당국과 협력해 미국 쇠고기 시설에 대한 모든 제한 조치를 해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 농무부(USDA)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청정 지역으로 판정한 미국 일부 주(州)의 가금류 수입도 재개한다.


중국은 보잉 항공기 200대도 구매하기로 했다. 다만 이는 시장이 기대한 500대 규모를 밑도는 수치다. 실제 보잉사 주가는 지난 14일과 15일 전 거래일보다 4.73%, 3.80% 하락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에서 중국이 최대 750대까지 구매를 늘릴 수 있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또 지난해 무역 전쟁 속 중국이 보복 카드로 쓴 희토류·핵심 광물에 대해 "중국이 이트뮴, 스칸디움, 네오디뮴, 인듐 등 공급망 부족 관련 미국의 우려를 다룬다(address)"고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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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이란 핵무기 보유 용인 안 돼, 호르무즈 해협 개방"

안보 분야에서는 양국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하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촉구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또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할 수 없다는 불가 원칙에도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국 정상이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shared goal)"를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앞서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양국 정상이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위기,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짧게 보도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과 중국이 공정성과 호혜성을 토대로 전략적 안정의 건설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안정의 건설적 관계'는 시 주석이 먼저 회담 중 언급한 표현으로, 미국이 이를 그대로 사용했다. 백악관은 또 시 주석의 오는 9월 워싱턴 방문 약속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베이징 중난하이의 정원에서 정상회담 이튿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베이징 중난하이의 정원에서 정상회담 이튿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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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제한적 성과"…"평범한  수준 지적도"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성과를 '역사적' 수준이라고 포장했지만,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이 관계 안정에 기여했을 뿐,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농산물·보잉 구매 외에는 구조적 무역 갈등 해소 방안이 거의 제시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직서 홍보했던 미국산 에너지 판매 관련 구체적인 성과도 팩트시트에 담기지 않았다.


미국의 아시아·외교 전문가인 커트 캠벨 더아시아그룹(The Asia Group·TAG) 회장은 외신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 성과는 비교적 적었다"면서 "농업 부문의 판매나 기타 분야에서 진전 가능성이 일부 보이긴 했다"고 총평했다. 다만 "오는 9월24일로 구체적 날짜까지 제시된 시 주석의 워싱턴D.C. 방문을 바라보게 됐다"며 중국이 먼 시점의 일정을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이례적 조치임을 짚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중국 담당 수석분석관 출신 크리스토퍼 존슨 중국 전략그룹 회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 측) 경제 성과는 "훨씬 더 평범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어 "최소한의 구매 성과만 나온 것은 트럼프 팀이 중국이 원한 장기적 휴전 연장을 쉽게 허용하지 않고, 희토류 문제에서 중국을 계속 압박하길 원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1년간의 휴전에 합의했는데, 중국은 이를 트럼프 임기 종료 시점까지 연장하길 원했지만, 미국은 협상 지렛대를 잃지 않기 위해 장기 약속을 꺼렸다고 FT는 해설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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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더 많은 경제적 성과 얻어"…대만 관련 발언도 우려

중국은 관세전쟁 휴전을 유지하는 등 더 많은 경제적 성과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선임고문인 스콧 케네디 중국경제 전문가도 대담에서 "전체적으로 중국 입장에서는 '대타협(grand bargain)'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제 분야에서 중국은 상당히 잘 풀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내준 것은 거의 없고, 특히 부산 휴전 연장이라는 중요한 것을 얻었다"며 "반면 산업정책, 글로벌 불균형 같은 민감한 문제나 중국 측 '경제 레드라인'은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대만 문제와 관련한 발언은 전문가들의 우려를 낳았다. 캠벨 회장은 "동맹국 입장에서 보면 다소 '주요 2개국(G2)' 느낌이 있었다"며 "두 강대국이 아시아를 좌우하는 결정을 한다는 인상을 줬다. 동맹국들은 최악은 피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동시에 불안감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라이언 하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기존 양안 정책 지속 여부에 의문을 던짐으로써 베이징(중국)이 워싱턴(미국)과 타이베이(대만)에 동시에 압박을 가할 여지를 열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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