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전 발매곡 '스릴러' 등 빌보드 5위
전기 영화 흥행에 美 스트리밍 146% ↑
사후 수익 5조, 소니가 권리 절반 매입
노래·영화·판권 몸집 키우는 음악 IP

마이클 잭슨이 2002년 4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열린 '아메리칸 밴드스탠드' 50주년 기념쇼 녹화 중 공연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마이클 잭슨이 2002년 4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열린 '아메리칸 밴드스탠드' 50주년 기념쇼 녹화 중 공연하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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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이 다시 전 세계 차트와 극장가를 움직이고 있다. 신곡도, 새 공연도 없지만 영화 한 편을 계기로 음원·앨범·저작권 가치가 동시에 폭등했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이제는 추억 속 스타를 넘어, 사후에도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초대형 지식재산권(IP)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미국 빌보드에 따르면 잭슨의 1982년작 '스틸러(Thriller)'와 2003년 베스트 앨범 '넘버 원스(Number Ones)'는 이번 주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각각 5위와 6위에 올랐다. 세상을 떠난 지 17년이 지난 가수의 옛 앨범 두 장이 동시에 톱10에 진입한 것은 세계 음악사에서도 드문 사례다.

이로써 잭슨은 197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여섯 개의 시대에 걸쳐 모두 빌보드 200 톱10 앨범을 올린 유일한 솔로 가수가 됐다. 단순한 향수 소비를 넘어, Z세대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잭슨의 음악을 새로운 콘텐츠처럼 소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폭제는 지난달 24일 북미에서 개봉한 전기 영화 '마이클'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영화는 개봉 첫 주말 북미 9700만달러(약 1435억원), 해외 1억2040만달러(약 1781억원) 등 전 세계에서 총 2억1740만달러(약 3216억원)를 벌어들였다. 보헤미안 랩소디(2018)를 넘어선 음악 전기 영화 사상 최고 오프닝 기록이다.

영화 흥행 이후 미국 내 잭슨 솔로곡의 주간 스트리밍 횟수는 전주 대비 146% 급증한 1억3750만회를 기록했다. 앨범 스틸러 역시 판매량이 425% 늘어나며 빌보드 차트에 재진입했고, '빌리 진(Billie Jean)' 등 대표곡들도 다시 핫100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잭슨은 생전부터 음악을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권리 산업'으로 바라봤다. 그는 1985년 비틀스의 곡이 포함된 ATV 음악 출판권을 4750만 달러에 매입했다. 당시에는 지나치게 비싼 투자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음악 저작권의 가치는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실제로 2016년 잭슨 재단은 소니/ATV 지분을 7억5000만달러에 매각했고, 2024년에는 소니뮤직이 잭슨의 녹음물·출판권 지분 50%를 최소 6억달러(8878억원)에 인수했다. 전체 카탈로그 가치를 12억달러 이상으로 평가한 거래였다. 포브스는 잭슨 사후 재단이 벌어들인 누적 수익이 약 35억달러(5조178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여전히 건재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사후 17년, 5兆 벌어 원본보기 아이콘

이제 사후 스타 사업은 단순한 추모 음반 제작에 머물지 않는다. 음악은 물론 얼굴, 목소리, 춤, 의상까지 모두 새로운 콘텐츠 자산이 된다. 음악 유산 관리회사 JAM Inc의 제프 잼폴 대표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음악 사업이 아니라 팝 문화유산 사업"이라며 "음악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잭슨의 이름에는 생전의 아동 성추문 의혹이라는 그림자도 함께 따라다닌다. 영화 마이클 역시 재단이 공동 제작에 참여하면서 1990년대 이후 논란을 정면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지에서는 "반쪽짜리 영화"라는 혹평도 나왔지만, 동시에 관객 소비는 폭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팬들은 기억하고 싶은 방식으로 스타를 소비하고, 시장은 그 기억을 다시 상품으로 가공한다.


다만 모든 사후 IP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프린스는 2016년 유언장 없이 세상을 떠난 뒤 상속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IP 가치 역시 급격히 흔들렸다. 반면 휘트니 휴스턴 재단은 프라이머리 웨이브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컬 복원 기술을 활용한 '심포닉 투어'를 선보였다. 세상을 떠난 가수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다시 무대에 서고 수익을 창출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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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오원웨어 브레이앤크라이스 변호사는 마이클 잭슨 재단의 카탈로그 매각 분쟁을 다룬 기고에서 "IP는 아티스트 사후에도 오랜 기간 유족에게 수익을 안겨줄 수 있지만, 그 규모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유산 관리 전문가 빌 지스블랫 RZO 공동창업자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과 유산의 품격을 지키는 일"이라며 "팬들이 보기에 아티스트가 생전에 하지 않았을 일을 하게 되면 결국 슈퍼팬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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