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Next]'스드메 정찰제' 이행률 고작 4%…"헬스장 보세요" 공정위 이유있는 자신감
12일부터 온·오프라인 가격 고시 의무화
이행률 4% 수준이나 헬스장 성공 사례로 자신감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정찰제'로 불리는 '결혼서비스 가격표시제'가 12일 본격 시행된다. 지난해 11월 제도 마련 후 6개월의 계도기간이 종료됨에 따른 수순이다. 현장 이행률은 아직 저조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내부 기류는 의외로 나쁘지 않다. 대대적인 실태조사와 과태료 부과를 통해 웨딩시장의 고질적인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
6개월 계도기간 종료…이행률 고작 한 자릿수
12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개정된 '중요한 표시·광고사항 고시'에 따라 이날부터 모든 결혼서비스 업자는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홈페이지나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사이트인 '참가격'에 가격 관련 정보를 상세히 게시할 의무가 있다. 기본 서비스와 스·드·메 등이 포함된 선택 품목의 세부 내용과 요금, 계약해지에 따른 위약금 및 환급기준 등을 공개해야한다.
이는 예비부부들이 스·드·메 패키지 상품을 이용할 때 '깜깜이 계약'으로 피해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결혼비용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다. 다만 사업자들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6개월 계도기간을 운영했으며 11일부로 이 기간이 종료됐다. 12일부터 이를 위반 시 1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11일 현재 참가격에 정보를 공개한 예식장업과 결혼준비대행업체는 모두 합쳐 6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결혼서비스 업체가 1500여곳으로 추산됨을 고려하면 이행률은 4% 수준이다. 자체 홈페이지를 통한 공개 사례까지 감안하더라도 매우 저조한 수치다. 소규모 자영업자 중심의 시장 특성상 바뀐 규정을 아직 인지하지 못한 업체가 많아 이행률이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500개 업체 실태조사 예고…"안착은 시간문제일 뿐"
아직 이행률은 저조하지만, 공정위의 내부 기류는 의외로 나쁘지 않다. 앞서 정착된 헬스장 가격표시제의 성공 때문이다. 2022년 헬스장 가격표시제 도입 당시에도 초기에는 자영업자들의 무관심으로 안착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실태조사와 과태료라는 행정력을 통해 가격 표시 이행률을 95%까지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자영업자 중심의 시장 특성상, 현장 점검과 실질적인 제재가 가시화되면 참여율은 자연스럽게 급증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게다가 결혼서비스는 헬스보다 지역별 거점이 뚜렷하고 업체 수가 헬스장보다 적어 관리 효율성이 높다. 주요 거점 업체들만 확실히 잡아도 시장 전체에 강력한 정화 신호를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계도 종료와 함께 대대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1차 타깃은 500곳이다. 이 중에는 시장의 스·드·메 가격을 좌우하는 웨딩 플래너 업체 150곳도 포함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플래너의 경우 개인사업자가 많은데, 이들에게 과태료는 1년 벌이가 날아갈 수 있는 치명타"라며 "두 번은 안내와 경고를 하되, 세 번째 적발되면 예외 없이 과태료를 물리는 '삼진 아웃제'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옆집이 가격을 공개해 신뢰를 얻고 장사가 잘된다"는 소문이 돌면, 나머지 업체들도 생존을 위해 도미노처럼 정찰제 대열에 합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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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결혼서비스업은 가격표시제를 비롯해 올해 대격변을 앞두고 있다. 결혼준비대행업체의 사업 신고를 의무화하는 '결혼서비스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최근 상임위(성평등가족위)를 거쳐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실태조사 등 관련 통계 업무도 내년 중 성평등가족부로 이관될 전망이다. 최근 3년 연속(2023~2025년) 혼인이 증가하는 등 결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공정위는 소관 부처가 바뀌더라도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가격 정찰제의 '하드웨어'를 확실히 구축해놓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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