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모든 시나리오 대비"
프랑스 등 유럽 개별국들도 지지
ACI 등 반강압 무역수단 활용 촉각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이 유럽과 체결한 무역 합의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후 내놓은 첫 공식 입장이다.


"합의 본질은 번영과 공동규칙, 신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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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EU-아르메니아 정상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합의는 합의(A deal is a deal)"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합의를 갖고 있다"며 "합의의 본질은 번영과 공동의 규칙, 신뢰"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일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이 무역 합의를 준수하고 있지 않다며 EU산 자동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양국이 체결한 무역 합의에 따른 유럽산 차량 관세 인하 조치(15%)를 무효화한 셈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는 현재 남아있는 관세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최종 단계에 와 있다"고 짚었다. 미국을 향해서는 "당초 합의한 (관세) 최대한도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또 "EU가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여러 대응책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미국의 새로운 관세가 실제 발효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유럽, 美 불만 산 배경은

지난달 20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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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유럽 의회에서 양측 무역 합의 승인이 늦어진 배경에는 작년 8월의 합의가 유럽에 불리하다는 유럽 내 여론과 덴마크령 그린란드 갈등에서 비롯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위협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관측됐다.


무역 합의에 유럽 이익 보호를 위한 조치가 추가된 것도 미국 측 불만을 산 배경으로 추정된다. 유럽 의회는 지난 3월에야 미국과의 무역합의안을 조건부로 승인했는데, 미국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협정을 중단할 수 있다는 문구를 담는 등 유럽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수정 조항을 추가했다. EU 특성상 여기에 최종 승인까지는 다시 개별 회원국 27개국과 합의가 필요하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미국 경제매체 CNBC 방송에 EU의 협정 승인 절차가 "매우 굼뜨다"면서 "협정을 제한할 수정안이 도입됐다"고 표현했다. 그는 또 "유럽이 지금 당장 협정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현재로서는 모든 내용을 이행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EU 집행위원회는 해당 협정에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토마스 레니에 EU 대변인은 지난 4일 "우리(유럽)는 첫날부터 공동 성명을 이행해왔으며, 합의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프랑스 등 개별국, 집행위 대응 지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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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대응은 회원국들로부터 지지받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르메니아 총리와 함께한 별도 기자회견에서 "합의는 체결됐고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만약 그것이 문제 제기된다면 모든 것이 다시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U는 관세 위협에 대응할 수단을 갖고 있으며, 이를 사용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그 수단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선택지들이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도 브뤼셀(유럽)과 워싱턴(미국) 같은 가까운 동맹국들은 "불안정을 초래할 위협을 주고받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언급한 대응책은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의미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프랑스24에 따르면, 이는 EU가 2023년 도입한 무역 도구로 '반 강압 수단' 조치다. 실제 활용된 적은 없다. EU 회원국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무역 수단을 사용하는 국가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각에선 이를 "바주카"에 비유하기도 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초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주장을 펼칠 당시 ACI를 활용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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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총리 출신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이사회 상임의장 역시 EU 지도자들이 미국의 관세 위협에 대한 EU 집행위 대응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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