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혁명 이끈 '래퍼' 출신 36세 정치인, 네팔 차기 총리로 부상
Z세대 반정부 시위 후 처음 열린 네팔 총선
1990년생 발렌, 올리 전 총리에 크게 승리
차기 총리 유력…"Z세대, 좋은 통치 요구"
지난해 Z세대(1997년생 이후 출생자) 주도의 반정부 시위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가운데, 시위 발원지 중 한 곳인 네팔에서는 래퍼 출신 30대 정치인이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카트만두포스트 등을 인용해 "Z세대 반정부 시위 이후 처음 열린 네팔 총선에서 중도 국민독립당(RSP)이 압승하면서 RSP의 총리 후보 발렌드라 샤(36·일명 발렌) 전 카트만두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발렌 전 시장은 6만 8300여표를 얻어 K.P. 샤르마 올리 전 총리(1만 8700여표)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발렌 전 시장은 전날 저녁 자신의 승리가 확정되자 특유의 검은 선글라스 차림으로 차를 타고 지역구 거리를 돌면서 환호하는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1990년생인 발렌 전 시장은 정치 지도자로서는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그는 어릴 적부터 시에 재능을 보이다, 자라면서 투팍, 50센트 등 미국 유명 래퍼들의 영향을 받아 랩에 빠져들었다. 대학교에서는 자국과 인도에서 토목공학 학사·석사 학위를 얻었으나, 네팔 언더그라운드 힙합계에서 지배층의 부패와 불평등을 비판하는 음악을 내놓으면서 랩 스타로 부상했다.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발리단(희생)'은 유튜브에서 네팔 아티스트로는 최고 수준인 1280여만 회의 조회수를 보인다. 이 노래에 담긴 "진실을 말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랩이 정치 무대에서 그의 슬로건처럼 쓰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22년 카트만두 시장직에 출마해 청년층의 인기를 동력으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시장으로서는 카트만두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쓰레기 처리 시스템과 교통 관리 개선, 의료 서비스 보장 등 도시 인프라와 민생 문제 해결에 집중하면서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올리 전 총리가 이끄는 좌파 연립정부 등의 부패에 항의하는 Z세대 청년들의 대대적인 시위 와중에 활발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통해 시위 지도자로 떠올랐다.
발렌 전 시장은 지난 1월 시장직을 내려놓고 총선에 출마했다. 그런데 카트만두가 아니라 올리 전 총리가 4선을 지낸 자파-5 지역구를 선택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에 대해서는 "쉬운 길을 고르지 않고 주요 인물과 경쟁하기 위해 선택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총선에서 RSP가 압승하면서 그는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발렌 전 시장은 "자신과 RSP가 공유하는 이념은 빈곤층을 위한 무상교육·의료 등 사회적 정의를 갖춘 자유주의적 경제체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Z세대의 최우선 요구는 좋은 통치다. 이 나라는 부패 수준이 높기 때문"이라며 "내가 총리로 당선되더라도 음악 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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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정치 평론가 푸란잔 아차랴는 로이터 통신에 "발렌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SNS의 짧은 메시지를 통해 젊은이들과 꾸준히 소통한다는 점"이라며 "총리가 되고 나면 부패를 개혁하기 위해 유능한 인재를 주변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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