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곤 교수 약물 성범죄 분석 논문 게재
"피해자 생활양식에 따른 피해는 일부에 불과"

"술 깨는 약" 건낸 부장님…'약물 성범죄' 지인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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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을 이용한 성범죄가 지인 관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경찰 당국에 따르면 김중곤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조교수는 학술지 경찰학연구에 2022~2023년 동안 발생한 주도형 약물 이용 성범죄 1심 판결문 41건을 분석한 논문을 게재했다.

주도형 약물 이용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적극적으로 약물을 투여해 항거불능 상태가 되도록 한 뒤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판결문 41건 중 40건은 단독 범행이었다. 1건은 2명이 공모해 범행을 저질렀다. 가해자는 모두 남성이었으며 피해자는 총 56명이었다.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도 2건 있었다.

지인에게 범행 피해를 본 경우가 35명으로 첫 만남 17명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지인 중에서도 가해자가 우월적 지위에 있던 피해자가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직장 상사가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의 술잔에 약물을 섞거나 차에 태운 뒤 '술 깨는 약'이라며 약물을 먹여 성범죄를 저지른 사례도 있었다.


첫 만남에서 범행이 일어난 경우는 채팅앱 등을 통해 교제 목적으로 만난 경우가 7명, 클럽에서 만난 경우 6명 순이었다.


김 교수는 2022년 대검찰청 범죄분석을 인용하며, 일반적인 성폭력 범죄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타인인 경우가 64.7%로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이웃이나 지인인 경우는 12.2%에 불과했다.


이어 "약물 이용 성폭력 범죄는 일반적 성폭력 범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유흥을 위한 만남 등 피해자의 생활 양식에 따른 피해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범행에 가장 많이 사용된 약물은 주로 수면제로 사용되는 졸피뎀(26건)이었다.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은 7건으로 그 다음을 기록했다. 김 교수는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GHB 등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매우 짧은 약물을 활용한 암수범죄의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가해자들은 불면증·우울증 치료 등을 위해 처방받거나(11건) 온라인과 기타 방법으로 구입하는 방식(5건)으로 약물을 입수한 뒤 대부분 술이나 음료수 등에 섞어 피해자에게 몰래 투여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대중에게 약물 이용 성범죄 수법 등을 소개하고 대처법 등을 체계적으로 안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법무부의 경우 약물 이용 성범죄의 개념, 주로 사용되는 약물의 종류 및 특성, 피해 의심 상황 발생 시 대처요령 등을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책자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대중교육은 잠재적 피해자들의 경각심을 높일 뿐 아니라 스스로 방어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잠재적 가해자의 죄의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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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오남용 우려가 있는 향정신성의약품 관리 강화와 마약류 소지·사용·유통 행위에 대한 적극적 단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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