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의 자가면역질환 치료 신약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 출시명)가 내년 매출 3조원, 2030년 매출 5조원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지난주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이에 현지 주요 의료진(KOL)이 짐펜트라의 임상 결과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하는 등 빠른 시장 공략이 기대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테판 하나우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페인버그 의대 교수는 최근 소화기학 및 내시경 뉴스와 진행한 웨비나에서 짐펜트라의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하나우어 교수는 짐펜트라와 램시마의 주성분인 인플릭시맙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 레미케이드의 허가용 임상에 책임연구자로 참여하는 등 미국 내에서는 염증성 장 질환의 대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웨비나에서 하나우어 교수는 "짐펜트라는 임상적 관해, 내시경적 반응률 등 1차 평가변수는 물론 주요 2차 결과 변수의 모든 항목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우월한 유효성을 나타냈다"며 "약동학적 관점에서도 정맥주사 제형보다 높고 안정적인 약물 농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 이 같은 결과를 통해 짐펜트라는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허가돼 출시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플릭시맙은 염증성 장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쓰이는 성분이다. 1998년 하나우어 교수가 이끈 허가용 임상을 통해 레미케이드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시됐다. 이후 다양한 유사 성분이 도전장을 던졌음에도 인플릭시맙은 여전히 장기 유효성 및 안전성을 기반으로 미국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 시장 내 점유율 1위를 지켜오고 있다.
하지만 인플릭시맙은 의료기관에 가서 맞아야 하는 정맥주사 형태를 벗어나 집에서 직접 간편히 맞을 수 있는 피하주사 제형에 대한 수요가 높음에도 피하주사 개발에 잇따라 실패한 성분이기도 하다. 짐펜트라는 이 같은 난관을 뚫고 인플릭시맙 성분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에 성공한 약이다. FDA에서도 허가 협의 단계에서 이를 높이 사 먼저 신약으로 승인 신청을 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하나우어 교수가 앞서 "짐펜트라는 환자들에게 집에서 유지 치료가 가능하다는 선택권을 준다"고 언급하는 등 현지 의료진들의 높은 평가가 이어지는 이유다. 장 프레드릭 콜롬벨 뉴욕 시나이산 이칸 의대 교수도 “염증성 장 질환 환자들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면서 투약 편의성도 높은 치료제를 선호한다”며 “환자들이 보다 유연하고 편리하게 일상 속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하나우어 교수는 앞으로도 '짐펜트라의 임상 사후 분석 결과', '짐펜트라 실제 처방 데이터 분석' 등 짐펜트라에 대한 다양한 웨비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셀트리온은 짐펜트라를 내년까지 미국 염증성 장 질환 시장 내 10% 이상의 처방률을 내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미국 시장 공략의 첫 관문으로 꼽히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공략도 순항하고 있다. PBM은 미국 내 공·사보험을 대신해 제약사와 약가 및 리베이트 수준을 논의하고, 이를 통해 실제 처방 가능한 약품의 목록인 처방집을 관리한다. PBM의 처방집에 약품을 올리지 못하면 미국 내 판매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짐펜트라는 이미 출시 시점부터 블루크로스블루쉴드(BCBS) 미네소타 등 다양한 중소형 PBM의 처방집의 등재에 성공했다. BCBS는 각 주별로 운영되는 체계를 갖고 있는데 이 중 미네소타에서 먼저 등재됐다. BCBS의 영향력 아래 있는 미국 전역의 환자를 모두 합치면 약 1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출시 이후 치열한 협상을 거치는 게 일반적임에도 이들 PBM에서 짐펜트라의 혁신성을 인정해 별도의 협상 없이도 등재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미국 PBM 시장의 80%가량을 과점하고 있는 CVS케어마크, 익스프레스 스크립트, 옵텀Rx 등 대형 PBM들과도 2분기 내 선호의약품 등재를 목표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짐펜트라가 출시되면서 미국 의사들로부터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PBM과의 협상도 한층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짐펜트라는 치료 효능 및 투약 편의성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지닌 제품으로 현지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서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켜 더욱 많은 환자에게 짐펜트라의 치료 혜택이 전달될 수 있도록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