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인터뷰
"민주당, 조수진 공천 취소해야"
"성폭행 가해자 위해 인면수심 변호 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한여넷)는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북구을 국회의원 후보로 조수진 변호사를 공천한 데에 대해 이례적이다 싶을 정도로 강도 높은 비판 논평을 내놨다. 한여넷은 조 변호사가 과거 성범죄 피의자 변호를 다수 맡고 자신의 블로그에 성범죄 감형을 위한 조언을 남긴 것을 비판하며 조 변호사에 대한 공천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조 변호사는 민주당 공보국을 통해 사과문을 내며 고개를 숙였다. 21일 오전 이선희 한여넷 대표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한여넷 측에서 조수진 변호사의 성범죄 피의자 변호 전력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변호사가 피해자든 가해자든 변호할 수 있다. 성폭력 범죄자를 변호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변호하는 내용이 가해자가 법망을 피해 갈 수 있는 어떤 기술을 조언하거나, 그런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 어제(20일) 뉴스 보도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전에 알려진 것에 더해 또 다른 내용이 폭로됐다. 성폭행당해 성병까지 얻은 10살짜리 여아의 가해자를 변호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성병이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 아동의 아버지를 포함한 제3의 가해자로부터 피해를 본 것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들었다. 이 사건 가해자는 인면수심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가족에게 2차 피해를 주는 행위를 하는 것 역시 인면수심의 변호라고 생각한다.

조수진 후보(왼쪽에서 세 번째)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수진 후보(왼쪽에서 세 번째)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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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하고 서울 강북구을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하면서 경선을 통해 조 변호사가 후보가 됐다. 조 변호사의 경선 참여 자체를 문제로 보는가.

▲그렇다. (조 변호사는) 지금 노무현 재단 이사로 있는데, 노무현 재단 전 이사장이 "길에서 배지를 그냥 주웠다"라는 말을 할 때, 서로들 자기 고백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당이 '전략공천'을 통해 서울 강북구을의 후보를 정했는데, 민주당의 전략이 민심에 반하는 반(反)인권 혹은 반여성 전략이 아니라면 조 변호사의 공천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

조 변호사가 이런 지적에 대해 "국민을 위한 공복(公僕)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소나기를 피하는 심정으로 나름대로 사과를 한 것 같다. 사과문에서 '성범죄자의 변론을 맡은 것과 블로그에 자기가 홍보한 것은 변호사의 윤리 규범을 준수한 활동이었다'고 얘기다. 성범죄자의 변론을 맡은 게 문제가 아니라 그 변론을 어떻게 했느냐가 문제다. 아까 언급한 사례처럼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2차 피해를 주는 변론이 변호사 윤리겠나. 그리고 블로그에 홍보했던 내용을 보면 그야말로 성폭력 가해자를 고객으로 유인하는 형태의 내용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기껏 말하는 것이 윤리 규범에 준수한 활동이었다고 얘기하는 건 여전히 잘못을 인지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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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법보다 정의를 제도보다 국민 눈높이를 가치의 척도로 삼겠다'고 말을 했는데 법과 정의가 다른가? 정의를 위해 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법과 정의를 다른 차원에서 보고 있는 조 변호사가 어떻게 국민을 위한 입법 책임자로 국회의원이 될 수 있겠나. 심지어 '국민을 위한 공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덧붙였는데, 이 대목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국민을 위한 변호단체가 아니었다는 말인가? 본인이 민변의 사무총장임을 자랑했는데 그런 변호사가 국민을 위한 공복보다 변호사를 하위에 배치하면 변호 현장에서 정의와 국민의 삶을 대변하는 동료나 후배 변호사들의 노고를 어떻게 보는 건지 의문이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주최한 성희롱 관련 서명 행사에 한 시민이 서명을 하고 있다. / 사진=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제공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주최한 성희롱 관련 서명 행사에 한 시민이 서명을 하고 있다. / 사진=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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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변호사는 전략 경선 과정에서 여성 가점 25%를 받았다. 이게 적절했다고 보나.

▲여성 후보 가산은 삶의 현장에서 성실하게 살아와서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있는 여성에게 줘야 한다. 이런 형태로 반여성적이고 아동에게 2차 피해를 주는 여성이라고 해서 25%를 주는 의미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다. 저 역시 한국에서 정당법 개정을 통해서 여성할당제를 만든 사람 중에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단지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제도가) 이용되고 방어벽으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 심한 불쾌감과 자괴감이 든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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