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결의안, 北 만행 구체적으로" 尹 대통령에 서한
억류자 가족 김정삼씨 등 尹 대통령에 서한
연말 유엔총회 결의안 상정…"표현 강화해야"
"北 인권침해 규탄"…정부 외교적 노력 촉구
북한에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씨와 세계 각국의 인권단체들이 올해 12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될 북한인권결의안 내 표현이 강화돼야 한다고 요청하는 서한을 윤석열 대통령과 유럽연합(EU)에 발송했다. 미송환 국군포로와 억류자, 탈북민에 대한 북한의 만행이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촉구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22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와 한국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북한인권시민연합(NKHR),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캐나다 한보이스, 영국 징검다리 등 4개국 인권단체 14곳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과 EU를 수신처로 서한을 발송했다.
김씨와 단체들은 윤 대통령에 보낸 서한에서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북한 억류자 문제'가 포함됐다는 점 ▲같은 해 12월 유엔에서 '북한 억류자·납치자·국군포로 등의 송환'을 촉구하는 31개국 공동성명이 있었다는 점 ▲올해 4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한 점 등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가 북한인권결의안 내 표현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호소했다.
북한인권결의안은 2003년 유엔 인권위원회(인권이사회 전신)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21년 연속 채택됐다. 매년 상반기엔 스위스 제네바의 인권이사회, 하반기엔 미국 뉴욕에 있는 총회에서 결의안을 채택한다. 지난 4월에도 인권이사회에서 결의안이 채택됐지만,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에 대한 북한의 만행을 적시한 표현은 여전히 모호했다. 연말에 채택되는 결의안은 앞선 결의안을 보완해 마련되는 만큼 김씨 등이 보낸 서한은 오는 12월 유엔총회를 앞두고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호소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김씨 등은 북한인권결의안에서 '미송환 전쟁포로 및 그 후손의 계속되는 인권침해 의혹에 우려를 표하며'라는 문구가 2021년 3월 이후 동일하게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북한 당국에 의한 인권침해가 '강제노동과 노예화, 고문, 구금, 강제 실종, 처형, 성분 제도에 따른 차별 및 가족의 강제 분리'로 상세히 적시돼야 한다는 요구다.
특히 김정욱 선교사를 비롯해 김국기, 최춘길, 김원호, 고현철, 신원미상 1명 등 남한 억류자 6명의 '국적'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결의안에 이들의 이름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명시할 것을 요구했다. 과거 유엔 인권이사회는 올해 4 결의 등에서 '아웅산 수치'의 구금에 즉각적인 석방을 호소하면서 그의 이름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나아가 북한이 봉쇄 중인 국경을 개방할 경우 재중 탈북민이 강제송환 될 것을 우려하며 '산모와 그 자녀에 대한 강제낙태 및 영아살해'를 강제송환 된 북한 사람들이 겪는 보복으로 명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러한 (중국 정부의) 강제송환 정책이 고문방지협약에 따른 불송환 의무에 어긋나는 만큼 해당 의무를 이행하도록 촉구하는 내용도 요청했다.
"北 주민들, 그저 아무나 아니다"…정부 노력 촉구
끝으로 단체들은 오준 전 주유엔대사의 과거 연설을 상기하며 우리 정부가 유엔총회 및 인권이사회에서 EU와 함께 북한인권결의안을 준비하는 '주요 공동제안국'이 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은 문재인 정부 시절 4년 동안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 빠졌지만, 지난 4월 인권이사회 결의부터 공동제안국으로 복귀한 바 있다.
앞서 오 전 대사는 2014년 12월 '북한인권' 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정식 의제로 처음 채택됐을 당시 "남한 사람에게 북한 주민들은 '그저 아무나(anybodies)'가 아니다"라는 명연설을 남겼다. 당시 원고도 없이 나온 즉흥적인 연설은 한국 청년들과 국제사회에 큰 울림을 안겼고 10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 북한인권 사안과 관련해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은 "지난해 12월 한국이 처음 찬성한 '크림반도 인권 결의안'에서도 러시아 점령 당국이 구금한 우크라이나 국적 정치범 9명의 이름을 적시하며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며 "북한인권결의안 내 표현이 강화되면 '장기간 체계적이면서도 광범위하게 이뤄진' 북한의 심각한 인권침해를 국제사회가 잊지 않고 있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도 다른 나라처럼 결의안 상정 전에 국군포로 및 억류자 가족들, 북한인권 NGO 등과 협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서한 서명단체 : 개인 1명, 4개국 인권단체 14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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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삼(2013년 이후 북한에 구금 중인 김정욱 선교사의 형), 1969년 KAL기납치피해자가족회, 북한인권시민연합(NKHR), 북한인권위원회(HRNK·미국), 한보이스(캐나다), 휴먼아시아, 북한인권증진센터, 북한정의연대, 6·25 국군포로가족회, 물망초, 성공적인통일을만들어가는사람들(PSCORE), 세이브 NK, 징검다리(영국), THINK,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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