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계]‘인간형 로봇’ 연구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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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로봇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라고 부른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인간형 로봇은 신기한 존재였다. 하지만 이 존재에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어디 써먹을지 알 수가 없다는 이유다. 두 발로 걷는 구조는 바퀴형 구조와 비교해 불안정할 수밖에 없기에 나오는 지적이다. 제대로 된 연구비 지원을 받기도 어려워졌다. 그렇게 인간형 로봇 연구는 암흑기를 맞는 듯했다.


과학기술자들의 집요한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덕분에 관련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예를 들어 사람은 누구나 가능한 ‘달리기’가 로봇은 쉽지 않다. 과거엔 일본 혼다와 도요타 등 일부 기업만이 이런 기술을 갖고 있었다. 대학 등에서 연구목적으로 개발한 로봇 중 달리기가 가능한 것은 한국 KAIST의 ‘휴보’가 최초다. 이 달리기 기술은 어느 정도 보편화됐다. 최근 미국 UCLA 연구진도 달리기가 가능한 로봇 ‘아르테미스’를 소개해 화제가 됐다. 현재 가장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인간형 로봇은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사가 개발한 ‘아틀라스’다. 두 발로 걷고 달리고, 땅 위를 구르고, 심지어 백플립(재주넘기)까지 해치운다. 이런 로봇들을 보고 있자면 기술적으로 실용성을 논할 단계는 넘어선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과학기술자들은 왜 인간형 로봇 연구를 포기하지 않을까. 몇몇 연구자들은 “인간을 돕는 가장 자연스러운 존재로서 그 모습도 인간을 닮아야 한다”는 인문학적 설명을 내놓는다. 이 말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현재의 기술 흐름을 살펴볼 때, 앞으로 수십 년 정도면 재난·구조 등 특수한 상황에서 사람 대신 인간형 로봇을 투입할 수 있을 거라는 현실적 기대가 생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요는 기술을 낳는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기술이 필요를 낳기도 한다. 인간형 로봇도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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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민 과학기술전문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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