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군 게시판에 결혼 소식 올라와 논란
"직원이 올리고, 가족 명의 계좌"…고의 의심

"군수님 딸 결혼식에 축의금 얼마를 담아야 할까 고민입니다."


전남 구례군의 내부 게시판에 군수 자녀의 결혼 소식과 함께 청첩장이 올라와 논란이다.

23일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지난 12일 군 새올행정시스템 게시판에는 김순호 군수 자녀의 결혼식 일시, 장소를 담은 청첩장 파일이 올라왔다.


김순호 구례군수. [사진출처=구례군 열린군수실 캡처]

김순호 구례군수. [사진출처=구례군 열린군수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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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과장급 직원 A씨는 군청 직원들뿐만 아니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농협 조합장 등 지역사회 곳곳에 결혼 소식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김순호 군수가 아닌 가족 명의의 축의금 계좌번호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행동강령은 직무 관련이 있는 자에 대해 경조사를 알리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앞서 전남 장흥군에서는 김성 군수가 장남의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의 계좌번호가 찍힌 청첩장을 무더기로 발송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김성 군수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을 통보받고 사과와 함께 축의금 일부를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전례에도 불구, 구례군에서도 '자녀 청첩장'이 나돌아 직원들의 불만이 관측된다. 결혼 전날인 21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남지역본부 구례군지부 게시판에는 축의금 적정 금액을 고민하는 직원의 글이 게시됐다가 하루 만에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게시글에는 '어느 정도 금액을 축의금으로 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모르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겠지만 (결혼 소식을) 알려주었는데도 안 하면 후환이 있을 것 같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구례군 관계자는 노컷뉴스에 "직원 입장에서는 인사권자인 군수의 보복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며 "간부들만도 아니고 9급 직원들까지 모두 보라고 청첩장을 게시한 것은 행동강령을 제외하더라도 도덕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흥군수는 자기 명의로 돌리고 사과라도 했지, 이번 경우는 알리는 이도 과장급 직원인 A씨, 계좌번호도 가족 명의"라며 "논란이 생길 상황을 미리 대비한 것처럼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부분 직원이 결혼식 1시간 30분 전부터 와서 축의금을 내고 일찍 돌아갔다"며 "월 실수령액이 150만~160만원에 불과한 9급 직원들에게까지 축의금을 받으려고 하면 되겠나"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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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결혼 소식을 올린 A씨는 "직급 가릴 것 없이 부서 차원에서 직원들의 경조사를 게시판에 올린다"며 "직무관련자가 군청 내부일 수도, 밖일 수도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군수도 군청 산하 직원인데 그런 차원에서 (게시글)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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