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규제 어렵고 실시간 차단 불가능"
규제 대책 논의 필요한 시점

마약·범죄 생중계도 못 막아…'SNS 라이브' 방송법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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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 영상을 통해 마약 투약이나 범죄, 사건·사고가 생중계되면서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건 직후 영상이 유포되면서 이를 접한 시청자가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거나 모방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한 고층 건물 옥상에서 10대 A양이 인스타그램 라이브 영상을 켠 채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당시 수십명의 시청자가 접속해 이 장면을 보고 있었고, A양의 투신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영상이 유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 장면이 고스란히 송출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17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을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는 방송에서 "마약하고 진실을 말하겠다. 이렇게 방송에서 마약을 먹어야 검사를 받고 형을 살 것 아니냐"며 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지난 1월 대구의 한 모텔에서는 중학생들이 동급생의 옷을 벗기고 성추행하는 장면을 라이브로 생중계했다. 영상에는 중학교 3학년생인 B군 등 2명이 피해자를 상대로 욕설을 하며 뺨을 때리거나 성적인 행동을 강요하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송출됐다. 당시 라이브 영상에는 30여명이 접속돼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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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범죄 및 사건·사고 장면이 생중계될 수 있지만 규제는 사실상 어렵다. 방송법상 내용 등을 규제받는 방송과 달리 SNS 생방송은 사전 규제책이 없기 때문이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여러 플랫폼에서의 라이브방송은 부가통신서비스라 방송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20일 오후 연합뉴스TV '뉴스현장'에서 "규제를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즉각적으로 차단할 수가 없다. 차단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고, 또 지역, 아이피 등 어떤 부분까지 차단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남는다"고 설명했다. 시청자가 라이브 영상을 통해 범죄나 사건·사고를 접해도 신고 외에는 취할 수 있는 대책이 없는 셈이다.


문제는 방송 종료 후에도 영상이 계속 유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영상이 계속 유포되면 이를 접하게 되는 시청자의 수 역시 늘어나면서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 후유증을 겪는 사람의 수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당시에도 자극적인 현장 영상이 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극단 선택이나 범죄 장면 등을 모방할 위험도 있다. 유명인 또는 평소 존경하거나 선망하던 인물이 극단 선택할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베르테르 효과'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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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프로파일러는 "일본,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방송사업자, 부가 사업자가 (문제 되는 영상을) 즉시 차단하도록 할 수 있는 제도가 논의되고 있다"며 국내에도 라이브 방송을 규제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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