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우리는 미래를 가져다 쓰고 있다
열정에만 기댄 이타적 행위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착한 행동을 하기에 앞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갈지를 이성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효율적 이타주의’를 주창한 윌리엄 맥어스킬 옥스퍼드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7년 만에 펴낸 신간이다. 효율적 이타주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장기주의(longtermism)’ 철학으로 우리가 집중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살핀다. 여기서 장기주의란 미래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이 도덕적으로 가장 중요하다는 가치 판단이다. 지금의 선택으로 세계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인데, 예를 들자면 인간 적대 위험으로 챗GPT 개발을 일시 중단하자는 의견 등이 해당한다. 그런 가치 판단의 고민을 담은 책이다.
모든 미래의 삶을 살게 된다면, 당신은 현재의 우리가 무슨 일을 하길 원하는가? 우리가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배출하길 원하는가? 우리가 연구나 교육에 얼마나 투자하길 원하는가? 미래를 망치거나 영원히 탈선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에 얼마나 신중하길 원하는가? 오늘의 조치가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얼마나 주의를 기울이길 원하는가?_20쪽
장기주의란 장기적인 미래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이 우리 시대에 도덕적으로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다. 장기주의는 미래가 얼마나 거대할 수 있는지, 미래의 방향을 정하는 일에 얼마나 많은 위험이 따르는지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 말로 다 할 수 없이 많은 미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현명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_20~21쪽
미래의 사람들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좀처럼 가치를 두지 않는다. 그들은 투표를 할 수도, 로비를 할 수도, 공직에 출마할 수도 없다. 미래의 사람들은 우리와 협상도, 거래도 할 수 없다. 미래의 사람들은 자신의 견해를 직접 들려줄 수 없다. 트윗을 올릴 수도, 신문에 기사를 쓸 수도, 거리에서 행진을 할 수도 없다. 미래의 사람들은 모든 권리를 박탈당한 상태다.(27쪽)
우리는 노예제 폐지가 우발적인 사건이었다는 놀라운 생각에 마음을 열어두어야 한다. (…) 노예제의 종말을 불러온 것은 사상가, 작가, 정치가, 노예 출신 운동가, 노예 반란자의 행동이다. (…) 노예제 폐지는 정해진 운명이 아니었고, 역사가 다르게 진행됐다면 지금 우리는 합법적으로 허용된 광범위한 노예제가 존재하는 세상에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_110~1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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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래를 가져다 쓰고 있다 | 윌리엄 맥어스킬 지음 | 김영사 | 480쪽 |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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