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미국 도청 악의 없다" 발언 여파
이언주 "친일적 논문…국민 정서와 안 맞아"

미국 정보기관 도청 의혹과 관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미국이 악의를 갖고 한 정황은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가운데 김 차장의 대외관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의 주도권이 김 차장에게 실려있는 상황에서 김 차장의 대외관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김 차장은) 북한 붕괴론자고, 미·중 충돌 임박설을 믿는 사람"이라며 "사고방식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1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미국·일본이 원하는 대로 가면 그것이 우리의 국익이라고 하는 그런 관점인 것 같다"며 "독도를 불법적으로 한국이 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일본인데 어떻게 일본과 우리가 동맹 관계를 가질 수 있느냐, 엄연하게 35년 한국을 강제 침탈하고 위안부를 끌어가고 강제징용을 했던 그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과 어떻게 동맹한다는 말이냐. 대단히 위험한 사고"라고 우려했다.


미국 워싱턴 방문을 마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을 만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방문을 마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을 만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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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장관은 김 차장의 과거 논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김 차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위원으로 임명 당시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역할론'을 주장한 논문을 작성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일본 자위대를 연구한 신념을 가지고 한미일 동맹으로 몰고 가는 것은 우리를 불행한 길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좀 더 귀를 열고 반대파, 반대자들의 이야기, 한반도 평화 외교론자들의 이야기도 좀 들을 필요가 있다"며 "아마 거의 전부가 그 위험성을 지적할 것이고 결국 해법은 인사 교체"라고 말했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김태효 차장이 여러 알력 다툼 끝에 승리한 것 같다"며 "안보나 외교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김태효 손에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이 전 의원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김 차장이) 이때까지 쓴 논문 등이 굉장히 친일적"이라며 "지금 우리 국민들 정서하고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불어민주당 김병주·진성준 의원 등 국회 운영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미국 불법 도청사태 관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해임요구 기자회견에서 관련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불어민주당 김병주·진성준 의원 등 국회 운영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미국 불법 도청사태 관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해임요구 기자회견에서 관련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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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야당은 도청 논란 관련 김 차장이 미국을 두둔한 것이라며 해임 요구했으나 대통령실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상황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미 백악관은 처음부터 문건 유출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지만, 김태효 1차장은 억지 논리로 도청 당사자인 미국 입장 방어에만 급급했다"며 "우리 국익과 안보를 해친 김태효 1차장부터 경질하는 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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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대통령실을 향해서는 "'윤석열 안보라인'의 연이은 실패를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을 무시하는 일"이라며 "한·미 정상회담 목전에 외교·안보 핵심 인력이 줄줄이 사퇴하게 된 논란의 한 축이 김성한 전 안보실장과 김태효 차장 간의 권력투쟁이었음을 감안하면, 언론에 '똑같은 질문 하지 말라'던 김 차장의 오만한 태도는 그냥 나온 게 아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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