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번질 때 소방관들이 목줄 끊어줘 생존
이번 재난대피소엔 반려인·동물 함께 머물러

최근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는 과정에서 소방관들이 반려견의 목줄을 일일이 끊어준 덕분에 다른 대형산불보다 동물 피해가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은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릉 일대를 찾아 동물 피해 현황조사를 실시했다. 활동가들은 강릉으로 향하면서 이번 현장에서는 얼마나 참혹한 상황을 마주할지 걱정했다.

12일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은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릉 일대를 찾아 동물 피해 현황조사를 실시했다. [사진출처=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12일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은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릉 일대를 찾아 동물 피해 현황조사를 실시했다. [사진출처=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AD
원본보기 아이콘

실제 지난 2019년 고성·속초 산불 현장이나 지난해 울진 산불 현장에서는 목줄에 묶여 탈출하지 못해 사체로 발견된 강아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죽지 않았더라도 검게 그을리거나, 심한 화상을 입은 반려동물도 허다했다.


그러나 이번 강릉 산불 현장은 예년과는 확실히 달랐다는 것이 활동가들은 전했다. 특히 화재 진압 과정에서 반려견의 탈출을 도와준 소방관과 의용소방대원들의 공이 컸다고 한다.

송지성 동물자유연대 위기동물대응팀장은 "화재 초기 소방관과 의용소방대원들이 목줄을 끊어서 탈출을 도운 것으로 확인됐다"며 "겁에 질리거나 유실된 반려동물도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송지성 팀장은 "여느 산불 때와 달리 동물 피해를 고려하면서 진화 작업을 하신 것 같더라"며 "예전 산불 현장과는 확실히 피해 규모가 작았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에 비해 닭·오골계·염소 등 가축형 동물 피해는 여전

물론 이번 산불 사태에서 반려동물의 피해가 적었던 이유는 피해면적이 크지 않았고 관광지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대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확실히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산불로 죽은 채로 발견된 반려동물은 3마리 정도라고 연대 측은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산불 현장에서 숨진 80대 주민의 반려견(진돗개)은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인을 잃은 반려견은 현재 강릉시 유기 동물 보호소로 인계된 상태다.


강릉시 보호소에 인계된 반려동물은 10마리 정도인 것으로 연대는 파악하고 있다. 다만 반려견이나 반려묘와 비교해 닭, 오골계, 염소 등 가축형 동물들의 피해는 여전했다. 이날 강릉시가 발표한 산불 피해 집계 결과 일대 농가 등에서 닭 174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AD

이전 동해안 대형 산불 현장에서는 반려견들이 목줄에 꽁꽁 묶인 채 죽어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허다했지만, 이번 강릉 산불 현장은 달랐다. 처절한 진화 작업 속에서도 의용소방대원은 강아지의 묶인 목줄부터 풀었고, 이재민들은 참혹한 상황에서도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