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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in전쟁사]극초음속 도달하는 구형핵탄두가 '극초음속 무기'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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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격 회피 가능해야 '극초음속 무기'
나치 독일 V-2로켓, 첫 극초음속 돌파
中·北·러와 차원 다른 美 극초음속 무기

편집자주[뉴스in전쟁사]는 시시각각 전해지는 전 세계의 전쟁·분쟁 소식을 다각적인 시각으로 알려드리기 위해 만들어진 콘텐츠입니다. '뉴스(News)'를 통해 현재 상황을 먼저 알아보고, '역사(History)'를 통해 뉴스에 숨겨진 의미를 분석하며, 다가올 가까운 미래의 '시사점(Implication)'을 함께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일요일마다 여러분 곁으로 찾아가며, 40회 이후 책으로도 출간될 예정입니다.
[뉴스in전쟁사]극초음속 도달하는 구형핵탄두가 '극초음속 무기'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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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뉴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용어 중 하나로 '극초음속 미사일(Hypersonic Missile)'이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북한까지 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고 주장하고, 러시아군은 자국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했다고 밝히면서 국제평화를 위협하는 무서운 무기로 알려졌는데요.


글자 그대로 뜻만 풀이해보면 극초음속 무기는 1초당 340m 속도인 음속의 5배를 넘어서는, 즉 마하5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발사체 무기를 총칭하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구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이미 많은 나라들이 보유 중인 탄도미사일들도 일부 비행구간은 극초음속 비행을 하기 때문에 정확한 의미를 두고 나라마다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이러한 개념 혼선은 각국의 극초음속 무기 전력의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 심지어 북한마저 실전에 배치했다고 주장하는 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최강 군사 국가인 미국이 아직 개발 중이라고 밝힌 이유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하죠.

지난 2월,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Kinzhal)'의 훈련 모습. [이미지출처=러시아 국방부]

지난 2월,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Kinzhal)'의 훈련 모습. [이미지출처=러시아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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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극초음속 무기를 단순히 비행 속도만 마하5 이상을 내는 것이 아니라 미사일방어체계(MD) 등 적의 요격 미사일에 대한 회피 기능을 갖추고, 대기권 내에서 자체 엔진 출력으로 지구 어디든 저공비행이 가능한 무기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조건을 갖춘 진정한 의미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도 아직 개발 중이라고 하는데요.


중국과 러시아가 이미 실전 배치했다고 주장하는 극초음속 미사일도 상당한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도대체 미국이 개발하고 있다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얼마나 무서운 무기일까요? 이번 시간에는 세계 안보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극초음속 무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뉴스(News) : 美, 중·러 극초음속 무기 감시위성 10기 발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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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관련 뉴스부터 살펴보죠. 미국 우주 전문매체인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미 우주개발청(SDA)은 중국과 러시아 등의 극초음속 무기를 감시하기 위한 위성 체계를 갖추고자 10개의 소형위성을 한꺼번에 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날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극초음속 무기 감시용 인공위성 10기를 탑재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발사됐으며, 해당 위성들은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한 것으로 알려졌죠. SDA는 성명을 통해 "저지구궤도에서 첨단 미사일 위협 추적을 포함해 탄력적인 네트워크 기능으로 전투기를 지원할 '트랜치 0'의 첫 번째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위성들은 고도 약 1000km의 저궤도위성 상공에서 점검을 거친 뒤, 올 여름부터 첨단 미사일 추적 시험을 포함해 군사 훈련을 지원하게 된다고 하네요. 또한 이번에 쏘아 올린 10기 이외에 18기 규모 위성이 오는 6월에 추가 발사돼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미국이 이렇게 극초음속 무기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이유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잇따라 극초음속 무기 전력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는데요. 먼저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Kinzhal)'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북극권과 인접한 군사기지에서 잇따라 극초음속 무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계속해서 전력을 과시하고 있죠.


중국도 지난 2019년 자체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인 '둥펑(DF)-17'을 실전 배치했다고 밝힌 이후 2021년에는 사정거리 1만2000km 이상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발사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마하 10 이상으로 날아가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전력을 과시하며 미국의 항공모함을 격침할 수 있는 전력이라고 과시했죠.

◆역사(History)1 : 1944년 나치독일 V-2 로켓, 처음으로 극초음속 돌파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NASM)에 전시된 V-2로켓의 모형 모습.[이미지출처=미 국립항공우주박물관(NASM)]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NASM)에 전시된 V-2로켓의 모형 모습.[이미지출처=미 국립항공우주박물관(NA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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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극초음속(Hypersonic)'이란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44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서라고 합니다. 미국 국립항공우주박물관(NASM)에 따르면 V-2로켓은 당대 최고의 로켓 분야 과학자인 베르너 폰 브라운(Wernher von Braun) 박사가 개발했습니다. 이 로켓은 나치 독일이 런던을 공습하기 위해 제작한 세계 최초의 탄도미사일이었죠.


이 미사일은 고도 약 100~170km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목표물을 향해 자유낙하 하면서 가속도가 붙어 마하5 이상의 속도를 냈습니다. 당시 항공 기술력으로는 요격은커녕 발견도 쉽지 않은 엄청난 속도라 영국군은 속수무책으로 피격을 당했습니다. 런던에서만 2700여명 이상이 사망했고 도시 곳곳에 피해를 남겼죠.


이후 나치 독일이 패망하자 브라운 박사와 V-2 로켓 연구팀은 오스트리아에서 미군에 투항했습니다. 브라운 박사는 1955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후 미국의 과학자로 명성을 얻게 됐죠. 그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국장이 되면서 미국의 우주프로그램과 미사일 개발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게 됩니다.


반대로 2차대전 막바지에 베를린을 먼저 점령한 소련은 브라운 박사와 V-2 로켓 연구팀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V-2 제조공장과 설계도를 손에 넣는 데 성공합니다. 이후 탄도미사일 개발은 물론 ICBM의 기반 기술인 대기권을 통과했다가 재진입하는(Atmospheric Re-entry) 기술 개발에 미국과 소련 양국이 모두 뛰어들게 됩니다.


이후 1960년대부터 ICBM 기술이 본격적으로 개발됐습니다. ICBM은 포물선을 그리며 비행하면서 비행 도중 대기권을 넘어서 최대 정점고도에 올라섰다가 이후에 낙하하면서 목표물을 타격하는 공격방식을 취하고 있죠. 낙하 시에는 마하 20~30까지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대 정점고도에 올라서기 전에 궤도를 파악해 빠른 속도의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면 격추가 가능하기 때문에 미사일방어체계(MD)와 같은 요격용 대공방어 체계가 개발됐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의 탄도미사일과 달리 이 요격 미사일과 주요 방공망을 모두 피할 수 있도록 회피기동과 저공비행이 가능한 극초음속 속도의 순항미사일 개발에 각국이 뛰어들게 됐고, 이것이 현재 극초음속 무기들로 발전하게 됩니다.

◆역사(History)2 : 마하5, 요격 회피, 저공비행…까다로운 개발 조건들
중국이 2019년 실전배치했다고 밝힌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DF)-17의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중국이 2019년 실전배치했다고 밝힌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DF)-17의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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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개념의 극초음속 무기는 마하5 이상의 속도뿐만 아니라 회피 능력, 저공비행 능력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갖춰야 진정한 의미의 극초음속 무기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극초음속(hypersonic)의 비행 속도, 기동성(maneuverablity) 비행 가능 여부, 대기권 내 비행(sustained atmospheric flight) 지속 여부"를 극초음속 무기의 조건으로 보고 있는데요.


여기에 해당하는 무기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 두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HCM은 글자 그대로 자체 엔진 출력으로 목표지점까지 마하5 이상의 속력을 내면서 요격 미사일을 회피하며 저공비행이 가능한 미사일입니다. 현재는 러시아의 지르콘(Zircon) 미사일이 세계 최초로 실전 배치된 HCM으로 알려졌지만, 실전 능력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죠.


HGV는 기존 탄도미사일 탄두 부분에 저공비행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을 장착하는 형태로 구성돼있습니다. 탄도미사일처럼 쏘아 올려졌다가 자유 낙하해 가속력이 붙은 상태에서 탄두에 붙어있던 순항미사일이 공격 목표를 향해 수평비행 하는 형태죠. 하지만 발사 초반에는 결국 탄도미사일 안에 탑재된 형태라 발사 초기 요격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킨잘 미사일이 이런 형태의 극초음속 무기로 알려져 있죠.


이러한 극초음속 미사일들은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고 현재 미군이 집중적으로 개발 중인 무기는 HCM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매우 강력한 초음속 연소 램제트(Supersonic Combustion Ramjet) 추진체를 개발해 지구상 어디든 30분 내로 타격이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사점(Implication) : 공중·우주까지 확장된 극초음속 무기 경쟁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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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가 완전히 개발되면 전 세계 군사 안보 환경은 물론 전쟁의 개념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 이상 국지전 개입을 위해 대규모 항공모함 선단을 파견하거나 지상군 파견을 검토하지 않아도 적군에 큰 타격을 주거나 견제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인데요.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도 이러한 전 지구적 타격이 가능한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나서면서 2030년대 이후부터는 극초음속 무기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지상, 바다, 공중은 물론 이제는 우주까지 방어체계를 수립해야만 이 극초음속 무기를 막을 수 있게 되면서 우주 안보 분야 또한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각국 간 군사, 첩보위성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인데요.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비롯해 각국에서 적게는 수백, 수천기부터 많게는 수만기에 이르는 소형 위성을 저궤도 구간에 대거 배치해 네트워크망 형성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위성궤도 확보전도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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